[한경에세이] 송골매가 바위를 쪼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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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매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야생 조류다. 용맹한 데다 한번 목표로 삼은 대상을 놓치는 법이 없다. 그래서 예부터 사냥용으로 많이 길러졌다. 한번 길들이면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강골의 송골매지만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틈만 나면 날개를 접고 단단한 바위 위에 앉아 부리로 바위를 쪼는 것이다. 먹을거리도 아닌데 송골매는 하필이면 왜 단단한 바위를 부리로 쪼는 것일까. 딱따구리는 원래 나무를 쪼는 것을 업으로 삼는 새지만 사냥을 하는 송골매가 부리로 바위를 쪼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 뜻을 알면 '아하'하는 감탄사와 함께 송골매의 행동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송골매는 사냥에 나섰을 때 실패하지 않기 위해 평소 바위에 부리를 쪼면서 날카롭게 다듬는 것이다.
필자는 처음 대학로 연건동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세계무대 진출을 늘 염두에 두고 있었다. 고작 가게 하나 개업한 처지에 남들이 들으면 웃을지도 모르는 자못 거창한 목표를 세워두었던 셈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네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인간은 생각한 만큼 얻게 마련이라는 말을 신념처럼 받아들인 지 오래였다.
도자기를 빚으려는 도공은 흙과 유약,장작 따위를 넉넉하게 준비한다. 실패작이 나올 수도 있기에 되도록 넉넉하게 재료를 준비해 도자기를 많이 빚는다. 물론 작은 찻잔을 빚을 때는 실패의 확률도 줄어든다. 하지만 도자기를 빚을 때는 가마에서 꺼내 그대로 깨뜨려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수한 실패작을 깨뜨리면서도 도공의 눈은 번쩍번쩍 살아 움직인다. 찬연하게 빛을 발하는 대작이 곧 자신 앞에 나타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무엇을 취하겠는가. 작은 찻잔인가 아니면 큰 도자기인가. 필자는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도자기 쪽을 택했다. 꿈은 담는 그릇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연건동에 본점 하나만 달랑 차렸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필자의 시작은 그야말로 미약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꿈만은 큰 그릇에 담았다. 평소에 부리를 갈아두는 송골매의 본성. 필자는 그 본성을 닮아가고자 했다. 그리고 그 본성을 '본' 브랜드에 적용했다.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음식,그것도 죽을 가지고 해외에 진출하겠다는 내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은 얼마나 기가 찼을까. 하지만 필자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었고,그 꿈을 버리지 않고 지금껏 달려왔고 또한 오늘도 한식의 세계화,그리고 사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김철호 본죽 대표 hope21cc@hanmail.net
그렇게 강골의 송골매지만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틈만 나면 날개를 접고 단단한 바위 위에 앉아 부리로 바위를 쪼는 것이다. 먹을거리도 아닌데 송골매는 하필이면 왜 단단한 바위를 부리로 쪼는 것일까. 딱따구리는 원래 나무를 쪼는 것을 업으로 삼는 새지만 사냥을 하는 송골매가 부리로 바위를 쪼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 뜻을 알면 '아하'하는 감탄사와 함께 송골매의 행동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송골매는 사냥에 나섰을 때 실패하지 않기 위해 평소 바위에 부리를 쪼면서 날카롭게 다듬는 것이다.
필자는 처음 대학로 연건동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세계무대 진출을 늘 염두에 두고 있었다. 고작 가게 하나 개업한 처지에 남들이 들으면 웃을지도 모르는 자못 거창한 목표를 세워두었던 셈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네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인간은 생각한 만큼 얻게 마련이라는 말을 신념처럼 받아들인 지 오래였다.
도자기를 빚으려는 도공은 흙과 유약,장작 따위를 넉넉하게 준비한다. 실패작이 나올 수도 있기에 되도록 넉넉하게 재료를 준비해 도자기를 많이 빚는다. 물론 작은 찻잔을 빚을 때는 실패의 확률도 줄어든다. 하지만 도자기를 빚을 때는 가마에서 꺼내 그대로 깨뜨려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수한 실패작을 깨뜨리면서도 도공의 눈은 번쩍번쩍 살아 움직인다. 찬연하게 빛을 발하는 대작이 곧 자신 앞에 나타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무엇을 취하겠는가. 작은 찻잔인가 아니면 큰 도자기인가. 필자는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도자기 쪽을 택했다. 꿈은 담는 그릇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연건동에 본점 하나만 달랑 차렸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필자의 시작은 그야말로 미약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꿈만은 큰 그릇에 담았다. 평소에 부리를 갈아두는 송골매의 본성. 필자는 그 본성을 닮아가고자 했다. 그리고 그 본성을 '본' 브랜드에 적용했다.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음식,그것도 죽을 가지고 해외에 진출하겠다는 내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은 얼마나 기가 찼을까. 하지만 필자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었고,그 꿈을 버리지 않고 지금껏 달려왔고 또한 오늘도 한식의 세계화,그리고 사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김철호 본죽 대표 hope21c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