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에 참여,또는 동조해 지방공무원법을 어긴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에 대해 법원이 엇갈린 판결을 내려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지법 형사2단독 이동훈 판사는 20일 시국선언에 동조하는 집회에 참가한 혐의(지방공무원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김모 전국민주공무원(민공노) 노동조합 부산지역 본부장(46)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집회 목적이 공무원의 직무 및 근로조건의 향상에 있었다기보다 민공노，전국공무원노조 및 법원노조가 촛불시위 및 PD수첩 수사，용산화재 사건 등 사회 · 정치적 사안에 대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전교조의 시국선언에 동조하고，정치적 주장이 포함될 예정인 시국선언에 대한 행정안전부의 징계 방침을 비판한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이런 정치적 성격의 집회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법률에 위임하는 헌법 제7조와 그 위임에 따라 제정된 지방공무원법 등 제반 규정을 위배하는 행위에 해당할 뿐 아니라 공무원노조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의 '노동조합과 관련한 정당한 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민공노 본부 지침에 따라 지난해 7월19일 '제2차 범국민대회' 행사 중 하나로 열린 '7.19 공무원 · 교원 시국선언 탄압 규탄대회'에 소속 조합원과 함께 참석하고 대회를 홍보하는 유인물을 배포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전주지법은 지난 19일 시국선언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전북지부 간부 4명에 대해 "공익의 목적에 반하는 게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에 대한 비판을 한 것에 불과하고，이는 헌법이 규정하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