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4% → 2007년 22%..`가방끈'도 역전

아내 덕에 집안살림이 편 미국 남편들이 최근 40년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리서치'가 지난 2007년 실시된 `미국 공동체 설문조사'와 인구조사 결과를 분석해 19일 공개한 `여자, 남자, 그리고 결혼의 경제학'이라는 보고서는 "남편이 가정 경제력의 기둥이자 최고 학력자"라는 과거의 고정관념을 깨놓고 있다.

이 보고서는 1970년과 2007년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태어난 30-44세 사이 부부의 수입, 학력 등을 비교했다.

먼저 1970년에는 남편 보다 벌이가 좋은 아내가 4%에 불과했으나, 2007년에는 22%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일하는 아내가 적었기 때문에 결혼이 곧 여성들의 경제적 지위를 상승시켜주는 효과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결혼과 더불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여성 보다는 남성에게 커졌다"고 지적했다.

경제한파와 이에 따른 고실업률은 아내들의 집안경제 기둥 역할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008년 경기침체 이후 해고된 실업자 가운데 남성이 75%를 차지한 것이 좋은 예로 꼽혔다.

여성의 학력도 지난 40년 가까운 세월동안 남편 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1970년에 부부간 학력비교에서 남편이 아내보다 고학력인 경우가 28% 대 20% 였으나, 2007년 조사에서는 남편 19% 대 아내 28%로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대학 졸업 학력을 지닌 남성이 역시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여성을 만날 가능성은 1970년 39%에서 2007년에는 71%로 껑충 뛰었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그 가능성이 70%에서 64%로 줄어들었다.

퓨리서치의 드베라 콘 연구원은 "점차로 여성들은 자신들보다 수입이 적고, 학력이 낮은 남성과 결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남이 가장 돈을 모으기 힘들다는 사실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2007년 기준으로 기혼남, 기혼녀, 미혼녀 3그룹의 평균 가계수입은 1970년과 비교해 60%정도 상승한 반면 미혼남의 경우에는 고작 16% 상승하는데 그쳤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