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부장판사 승진 인사에서 처음으로 탈락하는 판사가 나올 것인가? 지금까지 지법 부장판사는 때만 되면 자동 승진하는 자리였다. 대개 14년차가 해당된다. 그러나 올 2월 인사에선 처음으로 승진에서 탈락하는 판사가 나올 가능성이 생겼다.

대법원은 2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전출 희망원을 받으면서 "지방부장 보임을 희망하지 않는 판사는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최초로 고지했다. 지법 부장 판사의 첫 보직은 지방에 소재한 법원인데，부장을 달지않는 대신 서울 근무를 할 사람은 신청하라는 취지다. 법원행정처는 본인의 희망 사항을 인사에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지만，일선 판사들은 인사적체 때문에 불가피하게 벌어진 일이라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올해 지법 부장 승진대상인 연수원 24기(70명) 중 일부가 지법 부장으로 승진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누구를 승진시키고 누구를 탈락시키느냐다. 판사의 경우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잣대가 없어 승진 대상자를 선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사법연수원 성적을 기준으로 인사를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나이를 기준으로 승진대상자를 선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판사 숫자는 24기 70명，25기 93명，26기 112명 등으로 계속 늘어나는 데 반해 변호사 개업을 위해 판사를 그만두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지방부장 인사에서 탈락하는 판사가 나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조성근/서보미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