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내 증시는 제한적인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이 본격적인 긴축과 '출구전략'으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주요 증시가 몸살을
앓았지만 2004년 당시와 다르고 다소 과민한 반응이라는 지적이 속속 나오면서 충격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단기 숨고르기 가능성은 있지만 하방경직성을 지지해줄 요인도 건재해 코스피지수 1630선까지는 여유를 가지고 반등을 기다려보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중국 지준율 인상과 관련해 중국 건설 수요와 밀접한 국내 철강(봉형강, 철근), 유화(PE, PP, PVC) 제품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증시가 주요 기업들의 실적호전 기대로 소폭 상승한 것도 외국인 매수세 유입에 한 몫 할 것으로 기대된다.

1월 옵션만기일인 이날 변동성에는 대비를 해야 한다. 다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주 들어 현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 위축으로 매수차익 물량이 상당부분 쏟아진데다 선물연계 차익거래를 옵션 연계로 전환할 기회도 많지 않았던 만큼 옵션만기에 따른 매물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53.51포인트(0.5%) 상승한 1만680.77을 기록했고, S&P500지수는 9.46포인트(0.83%) 오른 1145.68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1.12포인트(0.33%) 상승한 2307.90을 나타냈다.

◆ 신한금융투자 "증시, 中 지준율 인상 과민반응"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증시가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 소식에 다소 과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종목별 대응에 대한 시각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기습적인 지준율 인상으로 전날 아시아증시가 대체로 약세를 보였고 국내증시 역시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반응은 다소 과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시기와 글로벌 금리정책 변경까지 거론하며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는 것은 다소 앞서간 측면이 강하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원은 "이번 지준율 인상은 중국이 최근 대출증가와 관련해 부동산 등 자산가격 과열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는 가격부담 해소와 실적 기대감으로 반등에 나설 수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 조정도 국내증시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코스피지수의 흔들림과는 달리 종목별 수익률 게임은 지속되는 양상"이라며 "상승 종목이 줄어든 모습이지만 모멘텀이 작용한 종목에 대한 시장 관심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현대證 "美 주요 기업 실적결과가 단기 분수령"

현대증권은 이번주 후반 예정된 인텔과 JP모간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결과가 국내증시의 단기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환율급락과 주도주인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업종의 주가 조정, 기대했던 미국 실적시즌의 부진한 출발, 예상보다 빠른 중국의 긴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배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이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의 긴축 행보가 위안화 절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아직은 제한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며 "국내 증시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중국의 자산 가격이 아닌 실물경제의 흐름이라는 점에서 지준율 인상이 국내 증시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히려 주후반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결과가 국내 증시의 단기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 연구원은 "최근 환율과 유가 등 주요 가격변수의 조합이 국내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가운데 결국 시장의방향성은 해외 모멘텀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시점에서 오는 14일(현지시간) 인텔과 15일 JP모건 등 미국 대표기업의 실적 발표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글로벌 섹터의 주도주인 IT섹터의 방향성을 좌우할 인텔의 실적 결과에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지난 7월 중순 '인텔 효과'로 국내 증시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과 향후 인텔 등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국내 IT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동양종금證 "코스피, 상승추세로 복귀할 것"

동양종금증권은 전날 코스피 지수의 전날 조정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승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3일 코스피는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 소식과 알코아 등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실망감으로 인해 20일선을 이탈하며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 자체의 펀더멘탈(기초체력) 부분에서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며 "단기적으로 지수가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투자심리의 회복과 더불어 상승추세로의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악재들은 증시의 추세를 훼손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닌 심리적인 부담감을 주는 소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지준률 인상 소식은 심리적인 부분 외에 직접적으로 글로벌 증시나 경기 흐름의 판도를 변화시킬 만한 소식은 아니다"라며 "중국 거시지표들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국 알코아의 4분기 실적은 기대치에 못미쳤으나, 인텔의 실적은 주당 30센트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센트에 비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 SK證 "中 지준율 인상, 철강·유화株엔 부정적"

SK증권은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국내 철강 및 유화 제품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2일 중국 정부는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했다.

최성락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지준율 인상은 큰 악재가 아니다"라며 "긴축이라는 심리적 부담은 피할 수 없으나, 실제 중국의 산업 수요가 급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준율 인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중국 산업은 은행, 부동산 개발업체, 건설업체, 건설자재업체"라며 "다른 산업이 받는 영향은 미미하고, 첨단기술산업, 에너지 고효율 산업, 경기소비재 등 산업은 지속적인 부양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건설 수요와 관련된 국내 철강(봉형강, 철근), 유화(PE, PP, PVC) 제품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실제로 수요가 급감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 긴축 초기 단계이고 앞으로 긴축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기소비재 및 산업재를 비롯한 다른 섹터는 중국 지준율 인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심리적인 이유로 동반 하락한다면 매수기회"라고 강조했다.

◆ 삼성證 "옵션만기 영향 제한적"

삼성증권은 1월 옵션만기일 물량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들어 현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 위축으로 매수차익 물량이 상당부분 쏟아진데다 선물연계 차익거래를 옵션 연계로 전환할 기회도 많지 않았던 만큼 이날 옵션만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1000억~2000억 정도의 매물이 출회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종가에 유입될 수 있는 프로그램 매수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옵션만기일인 이날 전반적으로 프로그램 매매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 전반적으로는 단기적으로 조정에 들어가더라도 실적 시즌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르면 다음주에는 반전의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