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회담을 갖자고 제의한데 대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비핵화 이행이 우선돼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예스'라고 답하고,비핵화를 위한 긍정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그 다음에 광범위한 다른 기회들이 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명확히 해왔다"고 재확인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2005년 9 · 19 공동성명의 비핵화 조치를 먼저 이행해야 평화체제 구축,관계 정상화,경제 · 에너지 지원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은 전날 외무성 성명을 통해 평화협정 전환이 선행되거나 병행돼야 한다는 조건으로 6자회담 복귀를 시사했다. 또 6자회담 복귀 전에 유엔의 대북제재도 해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 국무부는 이에 대해 "북한이 일의 순서를 돌리고 변화를 하고 있다"면서 "6자회담 재개에 예스라고 답해야 하는 게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제재 해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이 6자회담으로 복귀하도록 대가를 지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호주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등 오세아니아 순방길에 오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제재의 적절한 완화를 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공개적인 제안과 미국의 반응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방북해 1차 미 · 북 양자대화를 가진 지 한 달여 만에 나온 것이다. 제2차 대화를 앞두고 기싸움이 만만치 않을 것이며,협상에 들어가더라도 팽팽한 줄다리기가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