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은행장(사진)은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신개념의 금융 서비스를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고 7일 말했다. 김 행장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모바일 뱅킹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지고 편리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행장이 새해에 가장 큰 역점을 둔 부분은 고객 수 증대다. 현재 870만명인 고객 수를 연내에 1000만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그는 "금융 · 통신 융합 서비스를 통해 금융의 지평을 넓히고 고객 기반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요즘 금융 · 통신 융합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달 선보인 아이폰뱅킹은 3주 만에 1만3000명이 가입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 신규 고객만 2000명이 넘는다.

대형 할인점 안에 은행 지점을 설치하는 등 유통업계와의 제휴도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홈플러스 내에 은행 지점을 개설하고 연중무휴 영업을 실시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 행장은 "지점망이 취약한 곳을 위주로 할인점 내 은행 지점을 늘릴 계획"이라며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지점도 20여개 개설해 영업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고객 수를 늘리고 규모를 확장하는 것 이상으로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 등 질적인 측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선두권 은행의 자산 규모를 따라잡기 힘들지만 내적인 경쟁력을 갖추면 인수 · 합병(M&A) 등을 통해 덩치를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오게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개별 점포의 생산성을 높여 650개 전 지점이 각각의 지역에서 1등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지난해 경영실적과 관련,"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에 따른 추가 대손충당금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순이익이 3000억원가량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순이익은 작년보다 2~3배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최근 은행권에서 논의 중인 대출금리 기준 변경에 대해서는 "금리는 기본적으로 시장 원리에 따라 정해지는 게 맞다"며 "다만 고객들의 요구와 시장 상황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현장경영과 스킨십 경영을 올해도 지속적으로 해나가기로 했다. 다음 주부터 전국 모든 지점과 지역 영업본부를 방문할 계획이다. 새해 첫 근무일이었던 지난 4일 아침 본점 로비에서 최신 가요에 맞춰 춤을 추고 출근하는 직원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했던 것도 직원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었다.

김 행장은 "올해는 은행장 임기 3년 중 마지막 1년"이라며 "좋은 실적을 내서 직원들에게 많이 보답해 주는 게 은행장으로서 새해 소망"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