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채권시장이 활황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2009년 채권시장 실적을 집계·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채권 발행시장, 유통시장, 외국인투자, 단기자금시장 등 모든 부문에서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은 리먼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면서 시장의 외형이 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신용경색현상의 완화로 시장의 내실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채권 발행잔액 1128조원으로 전년대비 17.5% 증가했다.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서면서 최고치 경신했다.

채권 발행량은 전년대비 290조원(64.6%) 증가한 73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종류별로는 금융채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채권 발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유동성 조절 등을 위한 통안증권 발행이 전년대비 221조1000억원(146.0%) 증가한 37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장외+장내) 연간 채권 거래량은 5000조원 돌파하면서 유통시장도 활황세를 보였다. 지난해 채권 거래는 5156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586조9000억원(44.5%)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외거래가 전년대비 1330조7000억원(47.2%) 증가한 414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장외거래의 비중은 80.4%로 전년대비 1.5%포인트 증가했다. 장내거래 역시 전년대비 34% 증가한 1008조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 갈아치웠다.

채권 종류별로는 장외거래가 전년대비 104.9% 증가했다. 회사채의 거래량 증가가 두드러졌는데, 2008년 71조7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46조9000억원으로 늘어났다.

투자 주체별로는 증권회사 거래비중이 50.3%를 기록해 절반을 넘었다. 지급결제업무 허용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채권 운용규모가 증가해 비중이 늘었다. 자산운용사의 거래비중은 16.9% , 은행의 거래비중은 16.7%를 차지했다.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채권 순매수 규모는 전년대비 52조4000억원이었다. 전년대비 31조2000억원(151.4%)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지표금리(국고채 3년)는 전년대비 100bp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안정적 수준을 형성했다. 신용경색 완화로 회사채(AA-) 금리는 하향 안정화(7.72%→5.53%) 경향을 보였다.

단기자금시장에서 작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2.86%로 2008년 대비 107bp 하락했다. 작년 기업어음(CP) 금리는 3.07%로 2008년 대비 332bp 내렸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채권부장은 "지난해 채권시장은 외형적인 면에서 성장했다"며 "효율성, 투명성 등 측면에서 채권시장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