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관련주,경기방어주로 꼽혀온 한국전력은 최근 미래성장주로 탈바꿈하는 분위기다.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배당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원자재가격,환율 등 외부변수의 변동에 실적이 크게 영향을 받으며 경기방어주로서의 특성은 크게 위축됐다. 대신 미래성장성을 바탕으로 자본차익을 노릴 수 있는 성장주로 변신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달 발표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을 계기로 '르네상스'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00기의 원전이 증설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출에 성공함에 따라 요르단 인도 등의 신흥국 원전 추가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원전 르네상스'는 곧 '한전 르네상스'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원전과 함께 스마트그리드도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이충재 한화증권 연구원은 "올초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스마트그리드 로드맵을 확정하게 된다"며 "코펜하겐 회의에서 인정받은 경쟁력을 지닌 스마트그리드 분야는 한국전력의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올해부터 시범실시하는 연료비 연동제는 이익 안정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승원 한양증권 선임연구원은 "원료비 가격변동에 대한 1차 부담은 실수요자인 소비자가 지게 될 것"이라며 "적정 마진을 보장받게 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이익추정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물량수급도 한층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반기는 기저효과에 기반한 실적 회복세가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과 2009년의 두 차례 요금인상으로 지난 해 3분기부터 실적이 정상화 단계로 들어선데다가 상품가격과 원 · 달러 환율도 안정적인 수익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민석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올해 신고리 1호기에 이어 2016년까지 원전 8기가 추가로 도입되면 연료비 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라며 "내년부터 연료비 연동제가 실시되는 등 정부의 규제리스크 해소도 기업가치를 한 단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부증권과 대우증권은 현 주가보다 1만원 이상 높은 4만8000원과 4만7000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