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올해엔 꼭"이라고 결심하는 것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게 금연이지요.
하지만 이 굳은 다짐도 사나흘만 지나면 흐지부지되는 게 일반적인 상황인 까닭입니다.
범부 중의 범부요 여전히 흡연자인 저도 오래전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그 결심조차도 하지 않는 실정이라는 걸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때문에 경인년 새해 결심의 우선순위 항목으로 '감주(술을 줄임)'와 '감연(담배를 줄임)'을 놓고 고민하다가 감주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시간이 갈 수록 죄여오는 흡연자들에 대한 압박의 강도가 세지고 있어 조만간 감연 또는 금연 모드에 돌입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2년 전까지 해외의 여러 국가로 출장여행을 다니다가 약간 웃기는 말이지만 나라에 대한 인상을 흡연으로 나눈 적이 있습니다.
흡연이 까다로운 국가는 '나쁜 나라'로, 그리고 편하게 담배필 수 있는 국가는 '좋은 나라'로 말입니다.
나쁜 나라의 대표적인 국가는 음식점 등에서도 실내 금연을 시행하는 미국, 그 중에 특히 뉴욕을 꼽았습니다.
좋은 나라의 대표주자론 중국이 지목됐고요.
사실 중국은 흡연 제한이 미국이나 유럽 등의 국가들에 비해 훨씬 적은 편이고 흡연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관대한(?) 축에 속하는 국가로 평가됩니다.
끽연자들의 활동 영역이 넓은 축에 속한다는 얘기지요.
이런 분위기 탓인 지 어떤 지 알 수 없지만 최근 중국에서 한 흡연자가 개통 사흘밖에 안된 세계 최첨단의 고속철에 고장을 일으켜 운행을 일시 중단시키는 해프닝을 연출했다는 외신의 보도입니다.
이 고속철도는 중국 광동성의 광저우와 중서부 도시 우한을 잇는 1100km구간에 건설된 것으로 지난해 12월 26일 정식 개통됐다고 합니다.
이 철도를 달리는 열차는 시속 350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어 세계 가장 빠른 고속열차로 손꼽힌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두 도시 사이엔 기존 열차로 달리면 10시간 가량 걸리는데 이 첨단 열차는 2시간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고속철도와 관련한 내용은 국내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기도 했지요.
영국에 본사를 둔 로이터통신은 운행 3일을 맞은 지난 12월 29일 이 고속철이 내부 고장을 일으켜 광저우에서 출발해 우한에 도착해야 할 시간인 2시간30분 동안 움직이지 못해 승객 670여명이 큰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가 전한 사고 원인이 정말 '어이상실'인데요.
내부가 전부 금연구역으로 설정된 열차에서 승객 중 누군가 담배를 피웠기 때문이란 겁니다.
어디서 피웠는 지 로이터는 밝히지 않았지만 추정컨대 좌석일 리는 없고 화장실에서 몰래 피웠을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완전범죄를 위해 피어오르는 연기를 휘휘 저었을 것이고요.
중국이 세계에 자랑스럽게 내놓은 첨단의 이 고속열차는 담배 연기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고장으로 인식해 열차가 출발하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합니다.
로이터통신이 중국에서 발생한 이 내용을 기사화해 전세계로 타전한 '속내'또한 참 궁금한 대목입니다.
☞윤진식 기자 블로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