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오천석)는 말다툼 중에 아내를 흉기로 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모씨(41)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김씨는 2007년 5월 아내가 자신의 불륜을 의심하자 식칼 2개를 책상 위에 올려 놓으며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김씨는 "'불륜이 사실이라면 내가 당신 앞에서 죽겠다'고 말한 것"이라며 기소 사실을 반박해 1심 재판부는 지난해 6월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와 부인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한 점 등에 비춰 유죄를 확신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스스로) 죽겠다'고 말했더라도 김씨의 언행은 칼로 부인의 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의사표시로 이해되기에 충분하다"며 "가해 의도 여부는 협박죄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판시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