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 정부의 테러방지 정책이 인적,구조적 실패였다고 인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휴가지인 하와이에서 낸 성명을 통해 지난 크리스마스에 발생한 노스트웨스트 항공기 테러 기도 사건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관련 당국에 원인 규명과 테러 방지책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테러 기도 용의자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300명에 달하는 무고한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폭발물을 휴대하고 용의자가 비행기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 CNN방송은 나이지리아 국적의 범인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의 아버지가 나이지리아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관계자와 만나 아들의 위험성을 미리 알려줬다고 이날 보도했다.하지만 CIA 본부는 이같은 정보 보고서를 내부적으로만 회람한채 국토안보부 등 테러방지 관련 다른 당국과 회람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중요한 정보가 공유됐더라면 다른 정보와 합쳐져 용의자에 대한 더 완전하고 분명한 그림이 나왔을 것”이라면서 “이런 경고 신호들은 용의자가 미국행 비행기를 타도록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특히 “잠재적인 재앙을 유발할 수 있는 이번 보안 위반 사건은 인적,구조적 실패가 하나로 뭉쳐진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허점을 신속하게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이번 사건의 예비조사 결과를 31일까지 받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에도 테러 기도 배후세력을 반드시 색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CNN방송은 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미국과 예멘 정부가 보복 공격을 대비해 알 카에다와 연관된 예멘내의 새로운 공격 목표물을 탐색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30일 “런던대학교 학생인 압둘무탈라브가 대학 내 이슬람 모임 리더로 활동하면서 알카에다와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며 “런던이 알카에다 조직원의 훈련장소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