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를 계기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성추문이 만천하에 폭로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우즈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무너지면서 어느덧 '투명인간'이 됐다.

지난달 27일 새벽 우즈는 자신의 집 근처 도로에서 소화전과 가로수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냈고 부인 엘린 노르데그린이 자신을 처음 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즈의 교통사고를 둘러싼 의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금요일 새벽 2시25분이라는 시간에 어디로 가려 했는지, 왜 자동차를 차분히 몰지 못했는지, 부인은 왜 우즈 자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차 뒷창을 골프채로 깼는지, 한 타블로이드 신문에 보도된 우즈의 불륜설과 관계가 있는지 등의 의문이 제기됐다.

이러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으나 우즈가 자신의 '일탈'을 인정했다는 점은 최소 14명에 달하는 여성과 불륜 관계를 가졌다는 항간의 의혹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우즈가 자신의 '일탈'을 시인한 지 수시간 만에 그가 칵테일바 웨이트리스의 전화에 남겼다는 음성 메시지가 인터넷에 공개되기도 했다.

우즈는 골프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일로 우즈의 깨끗한 이미지는 무너졌고 그가 출연한 광고는 자취를 감췄다.

질레트와 태그호이어 시계는 당분간 우즈가 출연하는 광고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AT&T는 우즈와의 후원계약을 재평가하기로 했으며 컨설팅 회사 액센추어는 우즈와의 계약을 모두 취소했다.

그러나 나이키는 우즈에 대한 후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엘린은 할리우드 최고의 이혼전문 변호사를 고용했으며 스웨덴의 한 섬에 집을 구입해 두 살된 딸 샘과 10개월 된 아들 찰리를 데리고 갔다.

아들의 첫번째 성탄절을 잘 보내고 싶었을 것이 확실한 우즈는 밤에 혼자 골프공을 치며 시간을 보낸다는 소문이 있고, 첫 번째 불륜 상대로 알려진 뉴욕 쇼 클럽 호스티스 레이첼 우치텔과 다시 만난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우치텔은 우즈가 참가한 호주 다운언더 대회 기간 우즈와 같은 호텔에 머물렀으며 팜비치에 우즈의 2천만달러 상당의 호화 요트가 정박해있는 곳 가까이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자신의 부모를 방문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변에서 비키니 차림을 하고 있는 우치텔의 사진은 인터넷 상을 떠돌고 있다.

스캔들 폭로 이후 우즈는 코미디 프로의 단골 소재가 되고 있으며 심지어 디즈니랜드 쇼에도 우즈의 스캔들이 등장한다.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후원자 수가 줄어든 상태에서 우즈가 참가하지 않는 2010년 US PGA투어는 관람객과 시청자 수가 절반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즈가 복귀할 때에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우즈가 지금까지 보여준 가족적인 이미지와는 상반된 사생활의 폭로를 감당하기 위해 장기간 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우즈는 최고의 긴장 속에서 자신의 경기에 몰입하는 초인적 능력으로 잘 알려져있다.

이번에 그가 치러야 하는 것은 '인생의 게임'이다.

(팜비치<미 플로리다주> AFP=연합뉴스)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