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시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는 신시내티시가 속한 해밀턴 카운티의 재정 위기다. 해밀턴 카운티는 1998년 총 8억9200만달러(1조500억원)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미식축구 경기장과 야구 구장(사진)을 지었지만 수입이 신통찮아 곤경에 처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미국의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수입 증대와 홍보 목적으로 대형 경기장을 지었지만 예상과 달리 수익이 나지 않아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유명 프로스포츠단 등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노렸지만 오히려 과도한 건설 비용으로 재정적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해밀턴 카운티는 1998년 주민 투표를 통해 판매세를 0.5% 인상하고 이를 재원으로 최첨단 미식축구 경기장과 야구 구장을 각각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1970년 개장 이래 미식축구팀 신시내티 벵골스와 프로야구팀 신시내티 레즈가 함께 이용하던 리버프런트 경기장의 시설이 낙후되자 두 팀이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해밀턴 카운티는 리버프런트 경기장 주변 지역을 재개발해 상권을 활성화하면 건설 비용을 갚고도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NYT는 장밋빛 전망과 달리 빚더미만 남았다고 전했다. 건설 비용은 당초 예상 5억달러에서 8억9200만달러로 2배 가까이 치솟았다. 26년간 임대 계약을 맺은 벵골스는 경기일에만 운영비용을 지출하면 된다. 유치를 위해 헐값에 임대료를 책정했기 때문이다. 올해 경기장 운영으로 발생한 적자는 1400만달러에 달한다.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시도 2008년 문을 연 루카스 오일 경기장 유지비 3200만달러를 못 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시는 향후 수년간 판매세를 모두 빚을 갚는 데 써야 할 입장이다. 2001년 문을 연 야구장 밀러 파크 건설에 4억달러를 들였기 때문이다. 2016년 하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시카고도 유치를 위해 건설에 착수한 각종 시설들 때문에 재정난이 심각한 상태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