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민간소비 시장의 회복세를 이끌고 있는 것이 신용카드 지출이다. 여신금융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민간소비지출 145조6500억원 중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77조1200억원으로 52.9%를 차지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분기의 52.4%보다 0.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카드 소비가 늘어난 것은 올해 들어 각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상품을 내놓은 영향이 크다. 각 카드사가 추천한 올해의 히트 상품을 알아봤다.

◆쇼핑할인 카드 인기

전통적으로 쇼핑 특화 카드는 업계의 효자 종목이었다. 올해 역시 생활비 지출을 줄이려는 재테크족들로 인해 쇼핑 할인카드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삼성카드는 지난 2월 초부터 발급을 시작한 '신세계삼성플래티늄카드'를 히트상품으로 꼽았다. 이 카드는 신세계백화점에서 사용하면 5%를,이마트에서 쓰면 10만원당 5000원(월 1회)을 할인해준다. 또 신세계,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에서 사용한 금액을 합산해 한 달에 최고 3만원까지 신세계상품권을 제공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쇼핑 할인 서비스 덕분에 여성 고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며 "지금까지 총 78만장이 발급됐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롯데 디씨(DC)플러스 카드'는 롯데그룹 계열사 모든 매장에서 최고 7% 할인해주는 혜택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전월 카드 이용금액이 20만~40만원이면 롯데매장에서 사용한 금액의 5%를,40만원 이상이면 7%를 할인해 준다. 할인금액은 월 2만원까지다.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 등의 쇼핑업종 외에 롯데월드,롯데호텔 등에서도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6월 말 출시된 후 50만장 정도 발급됐다.

◆맞춤카드 시대 개막

자신이 자주 가는 가맹점을 골라 포인트를 적립받는 카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신한카드가 지난 4월 말 내놓은 '신한 하이포인트카드 나노'는 8개월 만에 73만장이 발급됐다.

이 카드는 온라인 쇼핑몰,학원,병원 및 약국,대형 할인점,이동통신 등 5개 업종 중에서 1개 업종을 선택하고 또 자신이 선택한 1개 업종을 제외한 50개 가맹점 중 3개를 선택해 전월 카드 사용액에 따라 최고 5%가 적립되는 특별 가맹점을 구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직접 구성할 수 있는 가맹점 경우의 수는 9만8000가지에 이르며 선택한 가맹점은 1년에 3회까지 변경 가능하다. 적립된 포인트는 현대백화점 상품권이나 문화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차량 구입시 혜택 받는 카드

현대카드는 올해 출시되진 않았지만 꾸준히 발급 건수를 늘린 '현대카드M'을 히트 상품으로 선정했다. 현대차나 기아차를 살 때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이 카드는 노후차량 세금감면 정책에 힘입어 올해에만 90만장이 발급됐다. 2003년 5월 말 출시된 이 카드의 총 회원수는 약 700만명이다.

현대카드M을 사용할 때마다 적립되는 M포인트는 일부 가맹점에서만 적립되는 다른 카드 포인트와 달리 전국 모든 가맹점에서 포인트가 쌓인다. 적립률은 0.5~3%다. 2% 이상 적립되는 가맹점만 160만개가 넘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 · 기아차 구입시 차종에 따라 20만~50만원어치 포인트를 선지급 받는 방식으로 할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