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수가 빠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종목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미 많이 오른 종목에 올라타기가 부담스럽다면 내년 시장을 이끌어갈 테마주에 눈을 돌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경인년(庚寅年) 새해를 뜨겁게 달굴 유망테마로 제일 먼저 꼽히는 게 바로 '전기차'다.

장외 시장에서 더 바쁜 '전기차 테마'

전기차 테마는 장외 시장에서 더 유명하다. 전기차 진출을 준비 중인 상장사들이 전기차 완성업체 또는 관련부품업체 중 기술력이 뛰어난 비상장사들과 '짝짓기'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상장사들은 이러한 짝짓기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업가치를 높여 주가도 부양할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이 최근 국내 22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새해 유망테마를 미리 조사한 결과, 전기차 테마가 가장 강력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고됐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기차 테마는 구매자 세제 혜택과 정부의 보조금 지원, 연비 및 온실가스 배출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친환경차 시장의 빠른 성장과 발맞춰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하이브리드차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에 관련 테마는 앞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나 순수전기차(EV) 쪽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부도 전기차 개발을 위한 본격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2015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의 10%를 점유하고, 2020년에는 국내 소형차의 10% 이상을 전기차로 보급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글로벌 전기자동차 4대 강국' 플랜을 공개적으로 내놓은 바 있다.

전기차 업체 몸값 '쑥쑥'…상장사 짝짓기 열풍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전기차 테마가 증시에서 인기몰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자들은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이와 관련된 수혜주를 찾아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중이다.

현재 대표적인 비상장 전기자동차 생산업체인 CT&T의 주식은 장외에서 액면가(5000원) 대비 7~8배(지난 18일 기준)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한 증시전문가는 "이 회사가 직상장 또는 우회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투자해 이익을 챙기려는 매수세가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의료용 초음파센서 전문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엑스콘은 이달 중순 비상장 전기차 업체인 에이디텍스로부터 전기차 사업부문을 80억원에 인수,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주가도 이에 화답하며 영업양수 발표 이후 32%(지난 23일 종가기준) 이상 뛰고 있다.

또 다른 전기차 생산업체인 레오모터스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며 몸값을 높여가고 있다. 레오모터스의 경우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상장사 에이스하이텍으로의 우회상장설이 시장에 퍼지면서 에이스하이텍 주가를 요동치게 했다. 그러나 에이스하이텍은 이러한 루머에 대해 '사실무근'임을 즉시 밝혔고, 이후 주가는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수륙양용 전기차 개발사 '탑알앤디'…업계시선 끌며 등장

이처럼 전기차 테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날로 커지자 그 동안 관심을 끌지 못했던 비상장 전기차 업체들도 속속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작년말 친환경 수륙양용 전기자동차를 개발, 올해부터 판매에 나서고 있는 탑알앤디는 전기차와 관련된 국내외 특허 및 실용신안을 50여개 이상 갖고 있는 기술형 벤처기업이다. 최근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잇따라 이 회사를 방문했거나 경영진과 만나 기업설명을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탑알앤디가 개발한 수륙양용 전기차는 다양한 레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륙양용 전기차다. 전기골프차보다 4배 이상 출력이 뛰어나고, 15㎾급 모터를 장착해 수상 및 비포장, 산길주행도 가능하다는 것. 아울러 친환경 배터리(Ni-MH)가 장착돼 4시간 동안 최고 시속 50Km로 이동할 수 있으며, 물속에서는 좌·우 모터를 이용해 시속 10Km로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탑알앤디는 또 3륜 전기차를 동남아시아에 이미 수출한 뒤 현지에서 시험 평가중이며, 실외 화재 진압용 소방로봇 전기차량을 개발해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는 것.

이 외에도 전기자동차용 인버터를 개발하기 위한 정부의 연구개발(R&D) 과제도 맡아 지난달부터 연구중이다. 지식경제부와 'NEV(근거리 전기자동차)용 고출력 동력제어부품 및 차량시스템 제어 개발'에 관한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사업(기술개발)협약서'를 체결한 것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