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법제처장은 22일 "공공기관 감사들이 독립성을 갖고 경영진에 대한 투명한 견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현행 2년 임기는 너무 짧고, 최소 3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석연 처장은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공 · 사기업 감사 및 감사위원 150여명을 대상으로 '현행 감사제도의 법적 문제점'이란 강연에서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여전히 높게 나타나는 것은 감사제도가 완비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처장은 "공공기관 감사들이 독립성을 갖고 경영 · 회계상의 문제점 및 비리를 지적할 수 있으려면 감사의 임기를 기관장 임기(3년)보다 길게 보장하거나 적어도 같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공기관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기와 감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기도 서로 겹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처장은 정부가 지난 9월 말 국회에 제출한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안'에서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감사 임기를 5년의 범위에서 정하되 최소한 2년 이상으로 규정하고,개방형 등으로 감사책임자를 모집하여 임명하도록 한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행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상임감사제도 도입,감사전문가의 양성,내부감사의 독립성 강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처장은 사회의 부패와 부정을 불러오고 있는 잘못된 법체계를 획기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규제간섭 위주의 법체계가 국가경쟁력 저하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사전규제를 '원칙적 허용，예외적 금지'라는 사후규제(Negative system)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