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내놓은 금리혼합형 대출이 고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를 혼합해 금리 변동성이 줄어드는 장점은 있지만 당장 적용되는 대출 금리가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형보다 높기 때문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신한 금리혼합대출'은 지난달 3일 출시 이후 이달 18일까지 대출 실적이 29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매달 2000억~3000억원씩 증가하는 것에 비하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에 그친다.

하나은행이 지난 7일부터 하고 있는 '하나 333모기지론'도 18일까지 실적이 60억원으로 미미하다. 농협도 지난달 27일 'NH금리스왑론'을 선보였지만 현재까지 실적은 수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은행들은 금리혼합형 대출의 초기 적용금리가 CD 연동 대출 금리보다 높아 고객들이 금리혼합형 대출을 외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에서 금리혼합대출로 1억원을 빌리면서 3개월 CD 연동형과 3년 만기 은행채 연동형을 50 대 50의 비율로 섞을 경우 최저 금리를 적용한 월 이자는 43만8750원이다. 이에 비해 일반적인 3개월 CD 연동형으로 같은 액수를 빌리면 월 이자가 40만1600원으로 금리혼합대출보다 3만원 이상 싸다.

'하나 333모기지론'도 금리 면에서는 CD 연동 대출보다 불리하다. 신용등급 6등급인 고객이 3개월 CD 연동형을 50%,6개월 은행채 연동형을 20%,1년 은행채 연동형을 30%로 혼합해 1억원을 빌리면 한 달에 45만6800원의 이자를 내야 해 대출금 전액을 CD 연동형으로 할 때보다 4만원 이상 이자 부담이 커진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