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홈쇼핑 콜센터 등을 통해 가입한 보험은 한 달 동안 마음대로 철회할 수 있게 된다. 또 불완전판매 등 보험사 측 잘못이 발견되면 해지할 수 있는 기간도 6개월로 늘어난다. 이는 홈쇼핑 등을 통한 보험 불완전판매가 급증하면서 민원이 대거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별다른 이유 없이 소송을 제기해 계약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감독시행세칙 개정안'을 공고했다. 개정안은 내년 4월부터 시행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홈쇼핑 통신판매 등을 통한 보험 불완전판매 문제가 심각하다"며 "내년 중 보험 관련 불완전판매를 뿌리 뽑기 위해 각종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보험계약은 통상 청약일이나 첫회 보험료를 낸 날부터 15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그러나 금감원은 전화 우편 컴퓨터 등 통신판매한 보험에 대해서는 청약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철회할 수 있도록 철회 기간을 두 배로 늘린다. 이는 홈쇼핑 등을 통한 불완전판매로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2008회계연도(2008.4~2009.3) 보험업계의 불완전판매율은 10.1%이지만 통신판매는 20.6%,홈쇼핑판매는 17.3%에 달했다.

금감원은 또 기간이 5년을 넘는 통신판매 보험에 대해선 '품질보증'을 통해 해지할 수 있는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했다. '품질보증'이란 보험사가 △약관,청약서 부본 전달 △약관의 중요 내용 설명 △계약자의 청약서 자필서명 등 3대 이행사항을 지키지 않았을 때 고객이 청약일로부터 3개월 내에 계약 취소를 요청하면 이미 낸 보험료와 이자까지 돌려주도록 한 제도다.

이와 함께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마구잡이로 민사소송이나 조정을 제기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웠다. 즉 보험금 지급거절 사유가 없거나 없음을 알 수 있는데도 소를 제기하거나 불공정한 합의를 유도해 계약자에게 손해를 입히면 배상토록 규정한 것이다. 지난 6월 말 현재 보험사가 진행 중인 소송건수는 5952건으로 손보사는 5142건,생보사는 810건에 달한다. 보험사가 약관을 해석할 때도 보상하지 않는 사항 등을 계약자에게 불리하게 확대 해석하지 않도록 새로 명문화했다.

금감원은 또 보험사들이 보험 약관을 계약 체결시점이 아닌 청약시점에 교부하도록 했다. 통상 소비자들은 설계사의 설명만 듣고 청약을 하게되는데 이때 보험약관을 교부하도록 하면 소비자가 자신이 가입하는 보험의 내용을 좀 더 상세히 알 수 있게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