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가 예상보다 선전하자 내년 주식시장에 거는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종목 공략에 나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내년 증시의 이슈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어떤 테마주가 유망한 지 알아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국내 22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경인년(庚寅年) 새해를 뜨겁게 달굴 유망 테마를 미리 조사했다. 녹색성장 테마는 내년에도 인기몰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국제회계기준(IFRS) 전면 도입을 비롯, 4대강 개발사업, 저출산고령화 시대, 친아프리카정책 등도 핫 테마로 지목됐다.

◆녹색성장 관련 테마 대세…"정부수혜 전기차 강력할 듯"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녹색성장 테마의 인기는 식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전기차 테마가 가장 강력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기차 테마는 구매자 세제 혜택과 정부의 보조금 지원, 연비 및 온실가스 배출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친환경차 시장의 빠른 성장과 발맞춰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하이브리드차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에 관련 테마는 앞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나 순수전기차(EV) 쪽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관련 수혜주로는 LG화학 삼성SDI SK에너지 한화석화 엘앤에프 에코프로 넥스콘테크 등을 꼽았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정부는 2015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의 10%를 점유하고, 2020년에는 국내 소형차의 10% 이상을 전기차로 보급하는 등 '글로벌 전기자동차 4대 강국' 플랜을 발표했다"며 "전기차 개발은 이미 본격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녹색성장의 '터줏대감'인 풍력·태양력·원자력·스마트그리드 관련주도 여전히 주목해야할 테마주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은 대내외 경기부양책 중 하나"라며 "녹색성장 테마는 정부정책 수혜를 등에 업고 내년에도 주식시장내 인기를 독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원자력 발전소설립 및 환경사업 관련업종에 무게중심을 더 둬야 한다고 권했다. 태웅 평산 유니슨(이상 풍력) OCI 미리넷솔라 소디프신소재 주성엔지니어링 네오세미테크(태양력) 두산중공업 비에치아이 티에스엠텍 일진에너지(원자력) 누리텔레콤 피에스텍 LS산전(스마트그리드) 등이 녹색테마 유망주로 선정됐다.

◆국제회계기준 본격 도입…'IFRS 테마' 주목할 때

개별 기업이 아닌 연결 기준을 주된 재무제표로 삼는 국제회계기준(IFRS)이 2011년 본격 도입된다. 이를 앞두고 시스템통합(SI)업체로 구성된 IFRS 테마는 2010년 내내 이슈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IFRS 관련 시장이 내년부터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센터장은 "IFRS는 2011년 자산 규모가 2조원 이상인 상장기업에 대해 의무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며 2013년부터는 나머지 상장기업들도 IFRS를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IFRS를 도입하려면 기업내 회계시스템이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SI 업체들이 실질적인 수혜를 본다는 얘기다. SK C&C 더존비즈온 동부CNI 코오롱아이넷 등이 관련 테마주로 분류됐다.

또한 IFRS 시행으로 경방 대구백화점 한화타임월드 등은 자산이 대폭 증가, 시장에 자산주로서 이름을 알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의 당면 추진 정책인 4대강 개발 사업은 대부문 리서치센터장들이 동시에 주목한 테마다. 백관종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연채 키움증권 센터장,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센터장, 오상훈 SK증권 센터장 등은 입을 모아 "정부정책 수혜와 해외 수주 모멘텀(동력)이 맞물려 4대강 관련 주가의 급등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동아지질 특수건설 울트라건설 등을 투자 유망주로 추천했다.

내년은 또 한국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 편입(6월)이 기대되는 해다. MSCI 세계지수에 편입될 경우 외국계 투자자자금이 각 업종 대표주(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KB금융지주 삼성화재 신세계 한국전력 등)와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몰릴 것이란 관측이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엔 대형주에도 유례없이 테마가 형성될 수 있다고 일부 리서치센터장들은 판단했다. 문기훈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6월경 MSCI 세계지수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는 2010년 핫이슈이자 주목해야할 테마 중 하나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저출산고령화·친아프리카정책 테마 전망도 '눈길'

한국사회가 처출산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전문가 진단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U헬스케어 등 관련 테마가 내년 인기몰이를 시작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서명석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출산장려정책과 더불어 인구노령화로 인해 의료산업시장은 앞으로 급성할 것"이라며 "녹십자와 보령메디앙스 등 제약주를 중심으로 한 관련 테마 형성을 주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특히 노인진료 시장 성장에 주목했다. 그는 "통계청에서 펴낸 장래인구추계를 살펴보면 최근 500만명을 넘어선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2050년에 약 1600만명에 달할 것"이라며 "큐렉소와 휴비츠, 바텍 등을 노인진료 테마주로 구분해 투자시기를 저울질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큐렉소는 무릎 등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로보닥'을 미국 시장에서 판매중이고, 휴비츠는 자동검안기와 렌즈가공기 등을 만들고 있다. 바텍의 경우 디지털 엑스레이(X-ray) 등 치과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의 친아프리카 정책도 내년 증시에서 인기 테마로 부각될 전망이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지난 10월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제2회 한-아프리카 포럼을 계기로, 한국정부와 아프리카간 협력관계를 고려한 친아프리카정책들이 나오면서 또 하나의 정책 테마로 급부상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이어 올해 알제리에서 26억달러 규모의 정유시설 현대화 프로젝트를 수주한 삼성엔지니어링0과 대우건설(알제리 및 나이지리아 비료플랜트, 복합화력발전 플랜트 동시 수주) 등을 친아프리카 정책 수혜주로 제시했다.

이 외에도 내년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6~7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2월) 등 잇단 국제 스포츠대회가 열린다. 광고시장 확대 수혜주(SBS 제일기획 IB스포츠 YTN)가 시장의 이목을 끌 수 있다는 것.

리서치센터장들은 또 국제유가 상승 수혜주(LG상사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상사 등), 삼성생명 상장관련 수혜주(신세계 제일제당 CJ), 전자세금 계산서 수혜주(LGCNS 케이엘넷), 전자책 시장 성장 수혜주(아이컴포넌트 아이리버 예스이십사 인터파크) 등도 간과해선 안 될 2010년 핫 테마로 언급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