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15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동안 당내 비주류에 '승계 대표'라는 한계를 딛고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비교적 당 운영도 무난했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칸막이 없고 문턱 없는 정치, 화합과 소통의 정치를 하려고 애썼다"고 자평했다.

그간 정 대표가 주최한 각종 공식 · 비공식 만찬에서는 어김없이 '화합주'가 등장했다. 정 대표는 친이(친이명박) · 친박(친박근혜)을 가리지 않고 의원들과 막걸리 폭탄주를 함께했다. 한 측근은 "(정 대표가) 1988년 13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이래 지난 100일만큼 발바닥에 불이 나게 뛰어다닌 적이 없다"면서 "입당한 지 21개월 만에 당 대표가 됐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당 쇄신은 미흡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특히 안상수 원내대표와의 갈등설, 장광근 사무총장과의 불화설도 여전히 도마 위에 오르는 등 '굴러들어온 대표'로서의 이미지는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했다.
정 대표는 이날 민주당에 대표회담을 제의했지만 민주당 측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