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의 어떤 가시적인 징조도 보지 못했다. "

니콜 피네만 워싱턴 한미경제 연구소(KEI) 학술연구부장은 8일 최근 다녀온 평양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미국 외교협회(CFR) 한반도정책 태스크포스(TF)의 일원으로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등 함께 지난달 말 방북한 바 있다.


피네만 부장은 "최근 '150일 전투'가 끝나서인지 평양 시내의 모습은 매우 깨끗해졌으며,건물에는 새로운 도색 작업이 이뤄지는 등 18개월 전 방북했을 때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휴대전화가 늘어난 게 인상적이었다"면서 방북단을 안내한 안내원과 운전사 등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다고 했다. 외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수입차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피네만 부장은 또 "평양 시내에 택시도 적지 않았다"면서 "북한 주재 영국대사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지역에 택시가 있다"고 했다. 공사가 중단됐던 105층짜리 류경호텔의 외벽에 유리가 부착되는 등 재공사에 들어간 사진도 공개했다. 미국 정부의 판단과 달리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어떤 가시적인 징조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프리처드 소장은 스티븐 보즈워스 북한정책 특별대표의 방북과 관련,"이번 첫 북 · 미 양자대화로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동의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관측했다. 그는 "돌파구를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은 6자회담 복귀에 앞서 휴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를 강요할 것이며,이를 여러 차례의 회담을 통해 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 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의 말을 인용,"북한은 더 이상 6자회담의 합의나 성명에 구속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평양에 체류하고 있는 보즈워스 특별대표와 물리적인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면서 "대표단은 달의 뒷면으로 들어간 상태"라고 비유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