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전략상품으로 3차원(3D)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 인터넷 콘텐츠도 볼 수 있는 '컨버전스 LED(발광다이오드) TV'를 내세우기로 했다. 가격 때문에 LED TV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제품 가격도 올해보다 대폭 낮출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디자인 부문을 좀 더 보강하고 인터넷으로 영상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기능을 강화,본격적인 '콘텐츠 TV'의 시대를 연다는 세부 계획도 확정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6일 "내년에 판매할 컨버전스형 LED TV 시제품을 미국 등 주요시장 대형 거래선들에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며 "기능 융합,미려한 디자인,합리적인 가격 등이 2010년형 LED TV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리 이 제품을 접한 주요 거래선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며 "내년에도 LED TV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기능을 접목키로한 것은 LED TV 시장의 패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이후 LED TV 시장의 80~90%를 장악해왔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필립스,도시바,샤프 등 주요 경쟁사들이 내년을 겨냥해 LED TV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3차원 기능을 강조한 것은 일본 업체들의 도전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보다 일찍 3D TV 시장이 열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소니,파나소닉 등은 삼성전자가 선점한 LED TV 대신 3D TV를 차세대 제품으로 밀고 있다.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은 IFA에서 "2010년부터 영화,스포츠,게임 등 3차원 영상물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TV,블루레이 플레이어,게임기를 집중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내년에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기점으로 3D TV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FIFA는 월드컵 주요장면을 3D 카메라로 촬영키로 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방송통신위원회가 2011년 열리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3D TV로 시험 방송하는 등 3차원 방송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2세대 LED TV로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거실=LED'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거실에는 LED TV를,안방에는 LCD(액정표시장치) TV를 놓는 시대가 왔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