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주들이 주요 전자 계열사들을 필두로 동반 급등하고 있다. 주가를 압박했던 4분기 이익 둔화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데다 내년 성장성 강화에 대한 기대감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대거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LG그룹주들의 강세가 개별 부품주로 확산되면서 오랜 조정을 거친 중소형주들의 반등을 이끌어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휴대폰 수익 회복 전망

LG전자는 3일 11만2500원으로 8.17%나 치솟으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UBS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나흘 연속 상승하며 지난 9월 이후 두 달여 만에 3만5000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발광다이오드(LED)업체인 LG이노텍도 7.8% 급등하며 강세 행렬에 동참했다.

LG화학이 이번 주 들어서만 14% 뜀박질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자 계열사들이 가세하면서 지주사인 LG의 주가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LG는 전날 7일 만에 반등에 성공한 데 이어 이날 7만500원으로 6% 넘게 올랐다.

이에 따라 LG그룹주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이날 70조904억원으로 10월9일(70조8611억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70조원을 회복했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우시스와 생명과학까지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이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상관관계가 높은 LG전자가 실적 우려를 털고 급반등하면서 지주사의 주가 반등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의 경우 휴대폰 부문의 부진으로 4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우려됐지만 LG디스플레이의 패널가격 인하 등을 배경으로 예상보다 많은 5000억원대의 이익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 등 신제품들이 나오면 시장 점유율 둔화에 대한 우려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간 차익 실현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4분기 부진 가능성보다 내년 이익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서둘러 다시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 등 투자심리를 짓눌렀던 악재들이 사라진 데다 화학과 디스플레이 이노텍 등 개별 기업의 내년 실적 전망도 점차 개선되고 있어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행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외국인은 이번 주 들어 LG디스플레이(1426억원)와 LG화학(680억원)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기관도 LG전자를 34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현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도 유상증자 우려로 그동안 주가가 부진했지만 유상증자 규모가 최대 3000억원대로 크지 않을 것이란 점 등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IT 관련 중 · 소형주에도 훈풍

LG그룹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금호전기와 우리이티아이 피앤텔 미래컴퍼니 등 전자계열을 중심으로 관련 부품주들도 힘을 받고 있다.

류 연구원은 "중소형주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가 이번 주 들어서만 6.4% 뛰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5.9%)을 웃돌고 있다"면서 "IT 부품주들의 강세를 배경으로 코스닥시장도 'V자' 반등을 보이고 있어 연말 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방 업체들의 실적 개선과 공급량 대비 크게 늘어날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중소형 부품주들도 내년엔 큰 폭의 이익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이를 겨냥한 선취매성 매수세 유입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