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내 증시는 미국발 훈풍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거시지표에 힘입어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두바이 사태가 진정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매크로 지표들이 경기 회복에 대한 보다 강한 신뢰를 심어주고 있기때문이다.

아울러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미국 증시도 얼어붙은 국내 투자심리를 녹여줄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추격매수 보다는 상승 시 비중을 줄이는 기회로 삼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다만 매크로지표 호전세를 감안해 수출주와 중국 소비관련주 등은 보유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두바이 쇼크'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연말랠리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조심시럽게 제기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악재에는 민감하고 호재는 덜 반영하는 체력부진 양상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박스권 장세 회복을 염두에 둔 종목별 대응 전략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뉴욕 증시는 두바이 사태의 진정과 원자재주의 강세에 힘입어 상승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26.74포인트(1.23%) 오른 10471.58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도 13.23포인트(1.21%) 상승한 1108.86을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31.21포인트(1.46%) 오른 2175.81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證 "시장 관심 매크로지표로 이동"

현대증권은 두바이 사태가 일단락되고 있어 이제 시장방향성은 매크로 지표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두바이 사태가 아랍에미리트(UAE)에 국한된 문제라는 시각과 함께 주요 신흥국 CDS프리미엄 상승세도 주춤하는 양상"이라며 "양호한 중국PMI와 국내 무역수지 흑자지속 등이 발표되면서 시장은 다시 월초 주요 매크로 지표로 관심을 집중시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날 발표된 중국 제조업PMI지수는 전달과 같은 55.2로 시장예상치(55.7)을 소폭 밑돌았다. 하지만 9개월 연속 중립선을 상회하면서 경기 확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유 연구원은 "미국 ISM지수(현지시간 1일 제조업, 3일 서비스업)와 주말에 예정돼 있는 미 고용지표 발표 이후 시장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하나대투證 "수출주·中 소비관련주, 보유전략 유효"

하나대투증권은 주가 상승 시 추격매수 보다는 비중축소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수출주와 중국 소비관련주 등은 보유전략이 더 유리해 보인다고 밝혔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조업경기를 나타내는 구매관리자지수(PMI)나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지표 등은 서둘러 주식을 팔 필요가 없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발표된 중국 11월 PMI는 9개월 연속 기준치를 웃돌아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1월 제조업지수도 53.6으로 전달보다 낮아졌지만, 확장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치 50을 4개월째 넘었다.

서 연구원은 "지금은 상승 과정에서 주식을 추격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비중을 줄이는 기회로 인식하고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환율과 중국의 경제지표를 보면 수출주와 중국 소비관련주는 보유 전력이 더 유리해 보인다"면서 "달러가 약세로 접어들 개연성이 높아 원자재가격 상승 수혜주도 보유목록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 동양종금證 "국내 증시, 저점 높아질 듯"

동양종금증권은 시장의 불안감은 남아 있지만 상황은 좋아지고 있다며 증시 저점을 높이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병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경기 지표들의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경기를 포함한 제반 상황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며 "당분간 강한 상승세가 형성되기는 힘들더라도 저점을 높이는 흐름은 여전히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코스피가 지난 27일의 낙폭을 대부분 되돌려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두바이 문제로 인해 잠시 주의가 소홀했던 미국의 연말 소비와 주요 경제 지표 같은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미국의 쇼핑시즌 성적은 나쁘지 않아, 사전적으로 형성되었던 소비에 대한 불안은 제한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조 애널리스트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미국의 소비는 지난해에 비해 13.3% 증가했고, 사이버먼데이에는 큰폭의 매출 신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경기 회복 속도가 가장 느렸던 지역 중 하나인 유로존의 PMI(구매자관리지수)가 확장 국면에 접어 들었다는 점과 중국의 PMI가 지속적인 확장세를 유지해 간다는 점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보다 강한 신뢰를 심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영證 "두바이 쇼크로 연말랠리 기대 난망"

신영증권은 '두바이 쇼크'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연말랠리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두바이 이슈는 채무자 뿐만 아니라 유럽은행 등 채권자들에 더 엄중한 문제"라며 "살얼음판인 두바이 사태 전개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향후 투자심리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사태가 주채권자인 유럽, 특히 영국계 은행의 누적 손실 우려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김 팀장은 "유럽 금융기관의 부실 누적에 의한 체력저하 시점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부실에 노출돼 그 규모가 임계치를 넘어서면 더 이상 서 있기 힘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 관점에서도 두바이 채무 처리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연말랠리는 기대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