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업시장은 경기침체 여파로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좀처럼 소비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기존 점포들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고,투자 위험 부담으로 신규 창업도 저조했다. 하지만 '건강'을 내세운 외식업종이 인기를 끌었고,창업비 부담을 낮춘 소형 점포 창업이 주목받았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트렌드 속에 생활의 여유를 갖게 하는 커피전문점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표적인 창업 컨설턴트인 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장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장의 추천을 받아 불황 속에서 뛰어난 실적을 낸 프랜차이즈를 소개한다.

◆점포 100개 늘린 커피전문점 카페베네

커피전문점은 올 창업시장의 빅히트 아이템이다. 깨끗한 이미지에 운영이 어렵지 않아 여성이나 화이트칼라 퇴직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커피빈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주도하는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인 '카페베네'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커피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고속성장했다. 올 들어 카페베네 매장은 100여개 늘어 이달 초 120호점을 돌파했다. 지난달 말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에 300석짜리 초대형 매장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카페베네는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원두 한 가지만으로 만들어 고유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린 '싱글오리진 커피'를 선보였고 와플과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접목해 다양한 고객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업체인 싸이더스HQ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인기 탤런트 한예슬을 모델로 기용한 스타마케팅도 힘이 되고 있다. 김선권 카페베네 사장(42)은 "국내에서 스타벅스를 제친 뒤 중국과 동남아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렴한 도시락점 한솥도시락 급성장

불황 여파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저렴한 도시락전문점 한솥도시락이 급성장하고 있다. 가맹점 매출이 평균 20~30% 증가했고,가맹점 수도 100여개 늘어 450호점을 넘어섰다.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적은 33㎡(10평) 내외의 소형 점포를 집중 개설,창업자금이 넉넉지 않은 퇴직자나 주부 창업자들의 관심이 높다.

'한솥도시락'은 테이크아웃 도시락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도시락 프랜차이즈 업계의 선두 주자다. 손님이 직접 점포에 와서 도시락을 사가기 때문에 점포 운영이 쉽다. 불황으로 주머니가 얇아진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저렴한 도시락을 선호하고 있다. 도시락 가격은 2000~4000원 정도.이영덕 한솥도시락 사장(60)은 "실속파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 3년 안에 1000호점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샤부샤부전문점 채선당도 외식업계에서 성공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가맹점은 올 들어 32개 늘어 150호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올 상반기 선보인 제2 브랜드 '대게도락'은 서울 강북의 명소로 자리잡았으며,내년 초 제3 브랜드도 론칭할 예정이다.

◆17년 장수 브랜드,짐보리 주목

수명이 길지 않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짐보리'는 대표적인 성공 브랜드로 꼽힌다. 1992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유아 놀이학습프랜차이즈인 짐보리는 62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대부분의 가맹점이 10년 이상 유지해올 만큼 가맹점 이탈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기존 가맹점의 영업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신규 개설 요청이 쇄도해도 여간해선 가맹점을 내주지 않아 올해 신규 점포는 2개에 불과하다.

짐보리는 올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선보인 유아용 좌석 놀이기구인 '맥포머스'로 대박을 터뜨렸다. 맥포머스는 한 세트에 24만원으로,판매액이 140억원에 달했다. 본사는 유아복,장난감,교육자재 등 500여종의 상품을 가맹점에 제공,매출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박기영 짐보리 대표는 "단순한 영유아 대상 교육이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공유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각인된 게 장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