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라이벌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측 사람들이 11월 26일 자리를 함께했다.상도동계의 보스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주재했고 동교동계에서 60여명,상도동계에서 40여명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때 이 나라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인사들이 거의 다 모였다. 상도동계의 김무성 의원과 김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금은 현실 정치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인사들이다.

상도동계에선 박관용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등이 눈에 띄었다. 특히 97년 대선 직전 대권과 당권을 노렸다 쓰러져 꿈을 접었던 최형우 전 내무장관이 참석에 눈길을 끌었다.

동계동계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권노갑 전 의원을 비롯해 김상현 한화갑 김옥두 안동선 전 의원과 DJ의 차남 홍업씨 등이 참석했다. 동교동계와 다소 서먹한 관계에 있는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불참했다.

박찬종 전 의원은 초청 대상이 아니었지만 스스로 참석해 일부 인사가 처음엔 다소 어색해했지만 금새 인사말도 하는 등 분위기를 잘 풀었다고 한다.

동서화합과 국민통합 등 여러 덕담이 오갔고 말미에 김 전 대통령은 만찬장을 떠나며 “상도동과 동교동이 만나 이렇게 흐뭇한 적은 없었을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화합이) 돼버렸다”고 했다.

87년 대선때 분열된 뒤 이렇게 두 계보가 화해하기는 20여년 만이니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날 만찬은 양 계보의 화해 말고도 여러모로 재미있는 자리였다. 만찬 참석자가 100여명에 달하다 보니 저녁 값만 1000만원 정도 나왔다고 한다.

”그것도 16만원 하는 불도장 등은 아예 대상에서 뺀 채 가장 저렴한 코스를 택했는데도 그 정도였다. 저녁은 1인당 8만원 자리 코스였다.

숫자가 워낙 많아서 비교적 저렴한 코스를 잡은 것이다. 정치인들이 만나면 찾는 폭탄주는 돌지 않았다고 한다. 와인만 36명을 마셨다고 한다. 한병에 5-10만원만 잡아도 대략 200-300백만원 정도된다.

관심은 누가 밥값을 계산했느냐인데 상도동계 초청인 만큼 상도동측에서 계산했다. 김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와 홍인길 전 수석등이 보탰지만 김무성 의원이 비용의 많은 부분을 부담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이전에도 김 전 대통령 행사때 몇번 비용을 지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과 김 의원은 정치사제 지간이라해도 과언은 아니다.

일부 인사는 감정이 업돼 “우리 하나돼 모이니깐 정말 좋다”며 다음 자리도 마련하자고 했다고 한다. 아마도 양 계보는 내년초 비슷한 자리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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