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간 법인세 90% 면제…베트남 진출 성공모델 '두산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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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현지 생산기지르포
베트남 최대 항구도시인 다낭에서 남동쪽으로 차를 타고 2시간 반을 달려가면 인근 시골 분위기와는 걸맞지 않은 최첨단 공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두산중공업이 지난 5월 쭝꾸엇공단 내에 완공한 기계설비 생산기지다. 총 110㏊ 규모의 생산기지를 만들기 위해 2007년부터 3000억원 이상을 들였다. 이곳엔 해수담수화설비,배열회수보일러(HRSG),운반설비,화공설비,담수설비 등을 생산하는 다섯 개 공장이 있다. 자체 부두와 항만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두산비나는 생산기지 조성 당시부터 베트남 정부로부터 파격적인 지원을 이끌어냈다. 4년간 법인세를 면제받고 향후 70년 동안 법인세의 10%만 납부하기로 했다. 보통 일반 외국기업들의 사업 승인기간이 50년인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조치다. 수입관세도 5년간 면제받는다. 두산비나의 현지 산업적 위상과 고용 창출 능력에 대해 인정받은 결과다. 조봉진 두산비나 법인장은 "준공 첫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면서 베트남 정부가 외자유치 시 두산비나를 대표 모델로 내세우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두산비나는 브라질 페셈 발전소에 공급할 발전설비와 루마니아로 갈 배열회수보일러,인도네시아에 출하를 앞둔 운반설비 등을 생산하기 위해 완전 가동 중이다. 지난 9월 발전설비 초도품을 인도한 데 이어 이달 초 해수담수화 설비도 출하했다.
현지법인 보일러공장의 보 탄 호아씨는 "축구장 만한 크기의 첨단 설비를 만들어 출하할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두산비나는 베트남 내 발전설비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전력수요가 매년 15~16%씩 급증하는 내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 기업들과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올 연말 설비 납품 및 시공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도 앞두고 있다.
준공 첫해부터 두산중공업의 글로벌 전초기지로 자리잡은 두산비나는 2015년까지 연간 7억달러의 생산액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창원공장의 물량을 받아 제작하기 때문에 자체 매출이 많이 잡히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이렇게 되면 보일러 6기(3000㎿),배열회수보일러 18기,운반설비 162기,담수 증발기 8기 등 창원공장에 버금가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두산중공업은 같은 해 수주 21조원,매출 17조원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마련해 놨다.
직원 고용 규모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두산법인의 현재 임직원은 생산직 1200명,사무직 500명을 합쳐 총 1700여명.두산은 2015년까지 전체 임직원 규모를 배에 가까운 3000여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손주성 법인 화공설비사업부장은 "전 사업장에서 현지 인력 중심의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며 "두산비나는 베트남 내 중공업 기술의 메카에서 현지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쭝꾸엇(베트남)=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