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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준의 한국정치 미국정치] (13) 美의 자동차 추가협상 수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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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생명을 걸고 밀어붙인 건강보험 개혁안이 지난 9일 하원에서 통과된 데 이어 올해 안에 상원에서도 통과될 게 확실해 보인다. 그렇게 되면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3월쯤엔 한 · 미 FTA(자유무역협정)에 집중할 것이다. 이미 80명이 넘는 미 의원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FTA의 추진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고,그동안 미국 상공회의소의 끈질긴 로비 활동으로 이제 오바마가 법안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어 보인다.

    한 · 미 FTA조약은 이미 양국이 협의와 서명을 마친 상호조약이기 때문에 의회의 인준만 받으면 된다. 의회는 그 조약 내용을 개정할 수 없고 단지 가부 투표로 승인과 거부를 결정한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노조 편으로 노조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왔기 때문에 자동차 노조의 강력한 FTA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오바마 대통령은 FTA에 대해 자동차에 대해서만 문제제기를 했을 뿐 FTA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자동차다. 매번 비슷한 내용이다. 미국에서는 한국 자동차 77만5000대를 사주었는데 한국에서는 미국 자동차를 겨우 6500대밖에 구매하지 않았으니 미국의 자동차 무역수지 적자 130억달러의 거의 82%가 바로 한국 자동차 때문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국제무역위원회의 한 · 미 FTA공청회 보고서에서 포드 자동차의 부사장 Biegun은 현대와 기아의 자동차 딜러가 미국에 자그마치 1300개가 있는 데 비해 포드는 한국에 단 하나의 딜러밖에 없다면서 한 · 미 FTA를 강력히 비난했다.

    지금 자동차 문제가 더 복잡해진 이유는 GM과 크라이슬러가 정부구제금으로 겨우 파산을 벗어난 데다 미국 3대 자동차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2008년에 한국 자동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7%쯤이었다는데 만일 미국 자동차의 한국 시장 점유율을 7%로 올리면 약 7만대가 된다. GM이 소유하고 있는 GM 대우가 작년에 13만대를 팔았으니 한국에서 판매한 순수한 미국차 6500대를 합하면 미국차 13만6500대가 팔린 셈이다. 이렇게 계산하면 미국 자동차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약 13%로 상승하게 된다.

    게다가 미 앨라배마 주에 있는 현대자동차 생산공장의 25만대까지 합치면 약 38만7000대,또 지금 준비 중인 기아차의 미 조지아 주 생산공장까지 합치면 총 60만대가 된다. 이 두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따지고 보면 한국산이 아니라 미국산이다. 미국에서 한국 자동차 77만5000대를 팔아주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에서 생산된 현대와 기아 차를 고려할 때 판매 격차는 엄밀히 말해 17만5000대에 불과하다. 마지막 자동차 협상에서 한국 측은 반드시 미국에 있는 한국 자동차 생산공장을 계산에 넣도록 요구하고 77만5000 대 6500 이란 선동적인 숫자를 쓰지 말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지금 미국 3대 자동차 회사 자체의 미래가 분명치 않고 어수선한 이 판국에 지금 그대로 3년 안에 관세를 없앤다는 조약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자동차 문제를 당분간 보류하고 나중에 추가협상(재협상이 아님)을 하자고 미국 측이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이 우선 미국 자동차업계에 시간을 벌게 해주려는 것이다. 한국은 자동차 조항을 뺀 나머지를 통과시키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기꺼이 수용해야 한다. 한국 측은 현대차가 미국시장에서 성공하고 있는 지금 구태여 미국 측의 연기 제안을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자동차 항목만 일단 보류시키고 나중에 추가 협상을 하는 데 합의한다면 한 · 미 FTA의 내년 상반기 미국 의회 통과는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7년 안에 한국 자동차 공장을 미국 내에 하나 더 세울 것이란 계획을 제시하면 자동차 문제에 반대할 명분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전 미 연방하원의원 · 한국경제신문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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