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통해 무신론에 이른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1976년)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몸속의 유전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창조했으며,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는 그들의 보존을 위한 생존기계에 불과하다. 인간의 이타적 행동도 자신과 비슷한 유전자를 더 많이 남기기 위한 이기적 행동일 뿐이다. "

반면 과학을 통해 신의 존재에 다가섰다는 프랜시스 S 콜린스는 최근 번역된 《신의 언어》에서 이렇게 반론한다.

"사람의 이기적 유전자가 영원히 살아남을 목적으로 사심없는 이타주의를 발휘했다고 설명하기 힘들다. 우리가 양심이라 부르는 내적인 목소리를 자세히 살펴보면,이타적 사랑을 실천하게 만드는 동기는 우리 마음속에 내재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다. "

프랜시스 S 콜린스는 2003년 인간게놈지도를 완성한 미국의 유전학자.도킨스가 촉발한 과학적 무신론에 맞서 종교의 영역을 지키며 과학을 포용하는 길이 있다고 주장한다.

유전자는 신의 설계도이며 유전자 지도는 신이 생명을 창조할 때 사용한 언어를 해독하는 작업이라고 믿는 그는 마침내 과학은 성경과 대립하지 않으며 오히려 성경의 토대가 된다고 말한다.

종교와 과학의 만남의 장으로 그가 내세우는 것은 이른바 유신론적 진화의 관점.우주는 140억년 전 무에서 '창조'되었으며,유인원과 같은 조상에서 진화한 인간은 신을 추구하는 특별한 본성을 지니게 됐다는 6가지 전제를 받아들인다면 과학과 종교는 하나의 세계관으로 결합할 수 있다고 한다.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