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그림을 강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원구 국세청 국장(49)에게 사직을 권유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정 · 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청와대와 국세청의 외압이 있었다는 녹취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치쟁점으로 비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 국장 측이 24일 민주당 및 일부언론 등에 건넨 것으로 알려진 27분 분량의 녹취록에는 안 국장에 대한 사퇴 권유 과정이 비교적 자세히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녹취록 진위확인에 나서는 한편 진상규명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검토 중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21일 당시 국세청 고위 간부 A씨는 "S사의 최고경영자 자리를 주겠다"며 안 국장에게 사직서를 요구했다. 안 국장이 "누구의 뜻이냐"고 묻자 A씨는 "윗분들 이야기"라고 답했다. A씨는 이어 "안 국장에 대해선 정부 전체에서 어느 정도 판단이 이뤄졌고,청와대를 포함해서 정부 전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지난 21일 구속된 안 국장은 "한상률 전 청장 시절인 지난해 9월부터 국세청이 청와대의 뜻이라며 계속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안 국장 문제는 국세청 내부의 문제로 청와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며 "범죄혐의자의 폭로성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그대로 옮겨지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