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유통 전문학자들은 "유통업체가 세계적인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강화하고,업태를 다각화해 프로모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유통학회와 중앙대 산업경영연구소 공동 주최로 21일부터 이틀간 중앙대에서 열린 아시아유통학회(SARD)에서 미국,영국,일본 등 10개국 유통학자 55명은 '경기 침체와 유통의 국제화'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존 도슨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지난해 불황을 거치며 식품시장에서 PB상품 점유율은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PB를 품질과 가격에 따라 프리미엄(상),스탠더드(중),이코노미(하)로 세분화해 소비자를 그룹화하면 고객층을 넓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후카 아리 핀란드 바사대 교수와 스미즈 노부토시 일본 류츠대 교수는 일본 편의점 2위 업체인 '로손'의 사례를 들어 업태의 다각화를 제안했다. 로손은 △유기농 식품 매장인 '내추럴 로손' △저가형 균일가숍 '로손100' △1차식품과 건강식품 비중을 늘린 '로손 플러스' 등으로 업태를 다양화해 주 고객인 젊은층 외에 주부와 중장년층을 끌어들였다. 사토 요시노부 일본 간세이가쿠인대 교수는 "'다이에''세이유' 등 일본의 종합소매점(GMS · 한국의 대형마트)들은 슈퍼마켓과 소규모 백화점으로 출점 형태를 바꾸고 카테고리 킬러를 매장 안에 유치하는 등 점포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패리 미국 미주리대 교수는 특정된 고객에게만 할인 혜택을 제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올 3월 '블루밍데일즈' 백화점은 일부 고객만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알렸고,할인율은 구매 금액이 커질 때마다 높게 책정해 더 많은 소비를 유도했다. 이정희 한국유통학회장은 "2000년대 초반 백화점이 마이너스 성장 속에서 직매입 비중과 편집 매장을 늘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것처럼 지금의 불황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대형마트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