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날씨가 변덕스럽다. '겨울 맞아?'하면서 반소매 의류를 찾던 게 불과 며칠 전인데,갑자기 찾아온 한파로 급하게 꺼내 입은 겨울 코트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지구온난화로 사계절의 구분이 모호해지자 패션업체들은 여러 아이템을 겹쳐입는 레이어드룩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멀티 패션 아이템들을 내놓고 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 겨울 기온은 평년(-6~8℃)보다 높고,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의 변동폭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평균 기온은 높겠지만 변덕스러운 날이 많을 것이란 얘기다. 그렇다면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비하면서 '패셔니스타'라는 말도 들을 수 있는 세련된 스타일로 올 겨울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들을 위해 패션 · 유통업계 전문가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구했다.

갑자기 추워져 겨울옷을 사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지만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막막한 남성들에겐 편하고 따뜻하면서도 멋있게 입을 수 있는 비즈니스 캐주얼인 '웜비즈룩'을 추천한다.

난방 온도를 높이는 대신 옷을 겹쳐 입어 효율적으로 체감 온도를 유지하면서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00% 캐시미어 블레이저(더블 재킷),트렌치 코트 스타일의 디자인이 가미된 울 코트,스포티한 다운류,퀼팅(누빔) 재킷 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남성 의류에선 소재 고급화 경향이 두드러진다. 보온 효과는 물론 캐시미어의 고급스러움을 찾는 남성들을 위해 수트,재킷，코트，니트 등 다양한 캐시미어 상품들이 출시됐다.

여성용으로는 클래식 감성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모던 클래식' 스타일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남성스러운 느낌의 수트 재킷형 코트,퍼 베스트나 모피 블루종 등의 모피 아이템,롱니트와 패팅 점퍼 등이 필수 품목이다.

전국을 강타한 '꿀벅지',각선미를 강조한 '레기룩'의 열풍을 타고 부츠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가죽 부츠에 퍼 장식을 단 디자인부터 양털 · 니트 소재를 활용한 캐주얼한 어그부츠,지퍼나 스터드 등을 강조한 복고풍 디자인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백화점 신발매장을 가득 채웠다.

특히 파워부츠와 라이딩부츠,어그부츠가 히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파워부츠로 통하는 사이하이 부츠는 다리와 허벅지 부분을 가죽으로 감싸 올려 강한 여전사 이미지를 살려준다.

젊어진 모피 아이템도 이번 시즌의 인기 상품이다. 부담스러운 코트 대신 모피 베스트，모피 케이프(소매가 없는 외투)，모피 카디건，모피 워머，모피 숄 등 젊은층을 겨냥한 상품들이 눈길을 끈다.

여우털，토끼털，족제비털，양털 외에 인조모피와 램스 울 등을 소재로 사용해 가격 선택폭이 크게 넓어졌다. 하지만 이런 제품마저 부담스럽다면 머플러，숄 등 소품류로 올 겨울 패션 포인트를 주는 것도 괜찮다.

연말 파티용 코디법으론 홀터넥(목에 거는 스타일) 조끼나 뷔스티에(어깨에 끈이 없는 톱)를 입고 모피숄이나 머플러를 어깨 위에 살짝 걸치면 부담스러운 노출은 막고,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여성들이 가장 신경쓰는 아이템인 가방은 여성들의 개성화에 부응해 하나의 트렌드에 국한되지 않고,브랜드별로 개성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했다. 코치의 '알렉스 컬렉션',마르니의 웨이브백,MCM의 메탈릭 라인 등이 이에 해당된다.

유통업체들도 고객들을 잡기 위해 풍성한 겨울나기 행사를 열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들을 좀 더 저렴한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 김재영 롯데백화점 본점 여성팀 과장은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본격적인 겨울 날씨를 보임에 따라 겨울용품을 찾는 고객들이 갑자기 많아졌다"며 "다음 달까지 패션용품류를 싸게 판매하는 특별전을 연이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20~22일 '진도 · 디에스 모피 특가전'을,갤러리아 명품관은 20~23일 '동우모피 고객초대전'을 연다.

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22일까지 '겨울인기 부츠 제안전'을 실시하며,롯데백화점 강남점은 27일까지 '겨울 방한소품 특가전'을,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22일까지 '캐시미어 머플러 초대전'을 마련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