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퀸' 김연아(19 · 고려대)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김연아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44.00점과 예술점수 32.28점을 합쳐 76.2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가 세웠던 역대 최고점(76.12점)을 7개월 만에 0.16점 끌어올렸다.

김연아는 경기 직전 최종 리허설에서 점프 기술인 트리플 플립(왼발 안쪽 에지로 도약해 3회전한 뒤 오른발 바깥쪽 에지로 착빙)의 성공률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걱정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날 정확한 안쪽 에지(스케이트 날)를 사용해 세 바퀴를 돌고 착지,실전에 강하다는 것을 다시 입증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의 가산점 총점은 9.60점으로 지난 2006-2007 시즌 시니어 무대 데뷔 이후 최고기록.무엇보다 힘찬 점프가 돋보였다.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왼발 바깥쪽 에지로 점프한 뒤 오른쪽 바깥쪽 에지로 착빙)-트리플 토루프(오른발 바깥쪽 에지로 점프한 뒤 오른발 바깥쪽 에지로 착빙)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기본점 10점에 가산점 2.20점을 챙겼다.

이지희 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김연아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성공하면 사실상 '경기는 끝났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진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도 기본점(5.5점)에 1.8점을 보탰다. 더블 악셀(공중 2회전반)까지 가산점(1.6점)을 챙긴 김연아는 플라잉 싯스핀(공중에 뛰어오르고 난 뒤 앉아서 회전하는 기술) 등 스핀 기술을 마치고 총을 쏘는 듯한 특유의 동작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미국의 피겨 전문사이트 아이스네트워크닷컴은 김연아의 배경음악인 '007 시리즈 주제곡'에 빗대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은 살인 면허를 받았다"며 "그의 기록은 (스스로 경신하기 때문에) 언제든 깨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연아는 "점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전 기록에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고 한 게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16일 새벽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총점 220점 돌파에 도전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