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한국프로야구 정상에 오른 KIA 타이거즈가 일본 챔피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KIA는 14일 일본 나가사키 빅N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와 한일 클럽 챔피언십에서 중간 계투진이 무너지면서 초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채 4-9로 역전패했다.

이에 따라 한국야구는 2005년 이후 프로야구 챔피언이 참여하는 아시아권 시리즈에서 한 번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아시아시리즈가 펼쳐졌으나 2005, 2006년 삼성과 2007, 2008년 SK가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던 KIA는 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리드했다.
KIA는 아킬리노 로페스, 릭 구톰슨, 윤석민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고 요미우리는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알렉스 라미레스, 디키 곤살레스 등 토종과 용병을 아우른 정예 멤버를 모두 동원한 상황이었다.

KIA는 1회말 톱타자 이종범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로 2루까지 진출, 기회를 만들었다. 계속된 1사 2루서 한국시리즈 MVP 나지완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이종범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5회에는 1사 1루서 이종범 김원섭의 연속 안타로 만루를 만든 뒤 나지완이 다시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려 3-0으로 달아났다.

KIA의 선발투수 양현종의 역투도 인상적이었다. 양현종은 6회 2사후 오가사와라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고 강판될 때 까지 요미우리 타선을 3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진도 6개나 뽑아내 확실한 기운의 우세를 뽐냈다.

그러나 양현종이 내려간뒤 믿었던 불펜진이 무너지며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3-1로 앞선 7회초 손영민이 가메이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고비가 찾아왔다. KIA 벤치는 왼손 대타 쿠도를 막기 위해 곽정철을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곽정철은 쿠도에게 볼넷을 내준 뒤 아베에게 우월 3점포를 허용, 역전을 내주고 말았다.
기세가 오른 요미우리 타선은 이후에도 계속 불을 뿜었다. 이승엽의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3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더하며 4점을 더해 승부를 갈랐다.

승리 투수는 요미우리 세 번째 투수 노마구치, 패전 투수는 곽정철로 기록됐다.

한편 이번 시즌 부진에 시달렸던 이승엽은 1루수 겸 8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자존심을 회복했다. 좌중간 2루타 2개를 뽑아내며 오랜만에 시원한 타격 솜씨를 선보였다.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은 이날 승리로 올해 4관왕을 달성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정규 시즌, 일본시리즈에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한일 클럽챔피언십까지 거머쥐었다.

경기에서 이긴 요미우리는 상금 2000만엔(한화 약 2억5700만원)을 확보했다. KIA는 상금 500만엔(한화 약 6400만원)을 받았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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