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로 인해 헌혈 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공직생활 30년 동안 무려 200차례나 헌혈을한 세관 공무원이 있어 모범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인천공항세관 휴대품검사관실에서 7급 주사보로 근무하는 리병로(50)씨.그는 공직생활 30년동안 한달에 거의 한번꼴로 헌혈을 한셈이다.
 
 12일 세관에 따르면 리씨는 세관 공무원으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1979년 헌혈을 시작한 이래 30년만인 지난 8일 부평 헌혈의 집에서 200회째 헌혈을 했다.
 
 200회 가운데 전혈 헌혈이 27회이고, 나머지는 성분헌혈(혈소판 97회, 혈장 76회)이다.
 
 리씨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내준 피의 양은 무려 8만7천520㎖에 달한다.
 
 리씨는 헌혈을 많이 한 공로로 2006년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의 ‘명예의 전당(헌혈 레드카펫)’에 이름을 올린 데다 이듬해에는 보건복지부장관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혈액형이 O형인 리씨는 1979년 4월 공무원 시험을 본 직후 길을 가다 헌혈용 버스의 창문에 `O형 급구’라는 쪽지를 보고 무작정 버스에 올라갔다고 한다.
 
 이날 처음 헌혈을 한 리씨는 다른 사람을 도우는 것과 더불어 본인의 건강관리까지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헌혈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것이다.
 
 리씨는 “헌혈을 주기적으로 하면 내 건강을 챙기는데 참 좋다. 곧 헌혈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몸을 맘대로 굴리지 않고 정갈하게 유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리씨가 헌혈에 적극적으로 나서다 보니 아들인 해찬(19)군도 덩달아 '헌혈 마니아'가 됐다.
 
 해찬군은 만 16세가 되던 고교 2학년 때부터 헌혈을 시작해 지금까지 7차례나 헌혈을 했는데 아버지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리씨는 전했다.
 
 헌혈 정년인 70세까지 꾸준히 헌혈을 하겠다고 다짐한 리씨는 ”작은 정성이 누군가에게 보탬이 될 것을 생각하면 기쁘고 뿌듯하다“며 ”요새 혈액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이 헌혈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