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을 받고 열심히 연습하면 누구나 '로(low) 핸디캐퍼'가 될 수 있을까. 최근 나온 첨단 드라이버와 아이언으로 클럽을 바꾸면 기량이 향상될 수 있을까.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연습장에 열심히 다니고 수시로 클럽을 교체해보지만 현재의 실력을 유지하기도 힘든 것이 골프다. 왜 그럴까. 골프는 스윙과 클럽이 좋다고 잘 치는 것이 아니다. 심리 상태와 몸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습을 하지 않아도 스코어가 잘 나오는 골퍼들을 가끔 본다.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연습장 대신 헬스클럽 등지에서 가벼운 조깅이나 체력 단련을 꾸준히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어느 정도 골프 기본기를 갖춘 골퍼들은 스윙연습보다는 체력 훈련을 강화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동안 골프계에서는 스윙이나 클럽 등 기술이나 장비 연구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이에 반해 골프에 맞는 근육을 강화시키고 몸의 유연성을 높이는 '보디 피팅'에 관한 연구와 레슨은 뒷전으로 밀려났었다. 앞으로 골프는 스윙과 클럽에 관한 연구보다 골프에 적합한 몸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피트니스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미국 타이틀리스트는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TPI'(Titleist Performance Institute)를 설립,'골프 전문 보디 피팅'을 연구해 오고 있다. 톰 왓슨 · 잭 존슨(이상 미국),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지오프 오길비 · 아담 스콧(이상 호주) 등 세계적인 프로들이 이곳에서 자신의 몸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한다. 김경태 모중경 노승렬 등 타이틀리스트 소속 한국 프로선수들도 이곳을 찾아 몸을 만들었다. TPI 공동설립자인 의사출신 그레그 로즈 박사(사진)와 미국 100대 코치로 선정된 데이브 필리스를 만나 골프에 필요한 근육을 강화시키는 '보디 피팅 훈련법'을 취재했다.

로즈 박사는 "골프에 필요한 주근육은 상체와 하체에 4개씩 있다. 이 가운데 골퍼들이 특히 취약한 부분이 있다. 이를 꾸준히 강화시켜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자신의 골프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라도 미국PGA 투어 프로처럼 장타를 날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① 삼두근=팔의 뒤쪽 근육이다. 골프를 칠 때 팔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근육이다. 어드레스를 취했을 때부터 스윙의 전체 과정에서 삼두근이 핵심이다. 실생활에서 가장 쉽게 이를 강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는 평균대가 있다. 평균대에서 양팔을 고정한 채 운동하는 모습을 연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② 옆구리근육=겨드랑이 아래 옆구리 부분이다. 당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당기는 근육'(pull muscle)이라고 한다. 철봉에서 턱걸이 운동을 연상하면 어느 부위인지 판단하기 쉽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양팔을 밀면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시키는 운동을 하거나 고정된 손잡이를 잡고 잡아당기면 이 근육이 강화된다.

③ 가슴근육=앞 가슴 근육이다. 앞으로 미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는 근육'(push muscle)이라고 한다. 엎드린 상태에서 두 팔을 꺾은 채 상체를 일으키는 운동을 한다거나 벽에 기대어 선채로 양팔을 벽에 밀착하고 상체를 앞으로 밀어주면 효과적이다.

④ 등근육=양 어깨를 뒤로 젖히면 등의 한가운데에 연필을 고정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데 그 근육을 말한다. 평소 어드레스를 취할 때 등이 'C자' 형태로 구부러지는 골퍼들은 이 부위를 강화시켜주는 훈련을 꾸준히 하면 이를 교정할 수 있다. 역기를 들거나 양어깨가 뒤로 젖혀지는 운동기구를 활용하면 된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한경·Titleist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