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산은금융그룹 출범을 계기로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산업은행과의 시너지를 활용해 입지를 다져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증권사 김호범 퇴직연금본부장은 "기업 대상의 확정급여(DB)형에서 경쟁력이 있는 은행과 확정기여(DC)형에 강한 증권사의 결합으로 퇴직연금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에 앞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지난 9월 말 현재 1515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2531억원) 한국투자증권(1715억원)에 이어 업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위 '톱5' 증권사의 적립금 규모가 8600억원으로 업계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초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2007년 이후 누적 평균 운용수익률이 5~6%대로 안정적이란 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개인들의 가입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 448억원에 불과했던 DC형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올 들어 793억원으로 1년도 안돼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상위권 증권사들 중 증가폭이 가장 크다.

특히 DB형 퇴직연금 부문에서는 양호한 운용 수익률을 바탕으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체계화된 상품선정 프로세스를 통해 최고의 상품 라인업을 제공하는 한편 자체적인 원리금 보장 상품을 활용해 수익성과 함께 안정성을 높인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탄탄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지난해의 경우 DB형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이 5.88%로 업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대우증권 내에서 퇴직연금 사업에 관여하는 인력은 본사 퇴직연금본부 150여명과 지역본부 등을 합쳐 전사적으로 300명이 넘는다. 이처럼 조직화되고 전문화된 인력들을 배경으로 컨설팅 서비스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해가고 있다.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위해 공개경쟁으로 컨설팅 사업자를 선정한 9개 중대형 공기업 중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8개 기관이 대우증권을 컨설팅 업체로 선정했다.

김호범 퇴직연금본부장은 "향후 퇴직연금 시장은 DB형에서 DC형으로의 이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그동안 리테일(소매)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대우증권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