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건설주가 관심주로 부상하고 있다.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 수주 호조와 주택 분양시장 회복 기대에 동반 강세를 이어가고 있고 4대강 살리기사업이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착공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중소 건설사와 건축 자재 업체들도 덩달아 초강세다.


◆외국인 우량 건설주 순매수

GS건설은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83% 오른 1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1년)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장중 한때 11만3500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현대건설대림산업도 각각 4.39%와 3.74% 오르는 등 건설주들은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을 중심으로 144억원어치의 건설주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중순 고점을 찍은 후 단기조정을 받았던 건설업종은 이달 들어 뜀박질을 하는 양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225.33을 기록한 건설업종 지수는 이달 초 대비 5% 넘게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13%)을 크게 웃돌고 있다.

시장은 하반기 들어 유가 상승과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해외 건설 수주 기대감이 커졌고 국내에서도 지난 3월을 정점으로 미분양이 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4대강 사업까지 본격화되면서 '3중 호재'가 한꺼번에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창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 3월 취소됐던 쿠웨이트 정유 프로젝트는 140억달러 규모의 예산이 승인되면서 조만간 재입찰에 들어갈 예정이고 사우디 얀부 프로젝트의 입찰 마감일도 내년 1월 말로 확정되는 등 중동지역의 해외 수주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계약 신고분을 기준으로 지난달 말 총 323억달러(약 37조8000억원)에 달한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추가 수주가 잇따르면 410억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국내 업체들의 최대 고객인 중동 국가들이 유가 회복으로 재정이 확충되면서 내년에도 수주 물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분양 주택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9월 전국 미분양주택은 12만6424채로 한 달 전에 비해 5.5% 줄었다. 수도권지역 미분양 물량이 10% 넘게 급감하는 등 전국 미분양 물량은 3월 16만5641채를 고점으로 꾸준히 감소세다.


4대강 관련 코스닥 10개 종목 상한가

4대강에 건설되는 16개 보(洑) 가운데 이미 착공된 금강의 금남보를 제외한 15개 보의 본공사가 10일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된다는 소식은 건설주에 또 다른 날개를 달고 있다. 이미 지난달 초 15개 공구 1차 턴키 실시설계적격자(건설자)로 선정된 GS건설 현대건설 두산건설 대림산업 삼성중공업 대우건설 등 외에 건축자재 업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동양메이저가 6.28% 오른 것을 비롯해 쌍용양회(5.49%) 성신양회(4.55%) 등이 모두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소위 '4대강 테마주'로 꼽혀 온 기업 중 무려 10개 종목이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특수건설 이화공영 동신건설 울트라건설 등 중소형 건설주들과 4대강 주변으로 자전거 도로가 정비될 것이란 기대감에 올해 자전거시장에 진입한 에이모션이 초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이 실제 기업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건설업체의 규모와 위치에 따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컨소시엄을 구성한 대형 건설사들은 4대강 사업으로 업체당 1500억~2000억원가량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는데 공사기간(2~3년)을 고려하면 사실상 큰 수혜는 아니고 투자심리만 자극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솔직히 소위 테마주로 꼽히는 대부분의 중소형 건설사들은 컨소시엄에 포함돼 있지 않고 관련 수주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화공영이나 특수건설 동신건설 등은 4대강과 관련된 수주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문혜정/강지연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