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후 줄곧 내림세를 나타내던 하이닉스엔씨소프트가 반등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주가 발목을 잡아왔던 채권단 지분 매각,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 등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오후 2시 13분 현재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700원(3.67%) 오른 1만9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틀 연속 오름세다.

하이닉스는 지난 9월 3일 2만26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효성측의 인수 추진과 D램 가격 하락전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달말 1만7100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가 줄면서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효성의 인수 제안서 제출 연기에 따라 매각 관련 의사 결정이 오는 16일 이후로 연기됐지만 이제 추가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효성의 인수 연기에 따라 채권단 내에서도 다소 이견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이에 따라 효성이 더 이상 인수제안서 제출을 연기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송 애널리스트는 "효성이 최종적으로 인수 의사를 표명한다 할지라도 투자가들은 이제 매각 관련 이슈보다는 하이닉스의 자생력과 실적 회복에 더 큰 관심을 둘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D램 현물 가격의 상승세가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D램 현물가격이 3달러 이상에서 고점을 형성할 경우나 현물 가격이 하락 전환해도 고정거래가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당초 예상보다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우증권은 하이닉스의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을 4800억원으로, 내년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을 3470억원으로 상향했다. 2010년 연간 연결 영업이익을 1조6000억원으로 올렸다.

엔씨소프트도 비슷한 양상이다. 신작 게임 '아이온'의 흥행으로 지난 6월초 20만원을 돌파했던 엔씨소프트는 실적 둔화와 내년에 상용화되는 신작 게임이 없다는 우려 탓에 이달초 12만원대까지 내려갔다.

여전히 엔씨소프트를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지만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우려는 줄어드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3.61% 오른데 이어 이날도 6% 이상 오르는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영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및 해외 로열티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흐름과 9월 상용화된 북미, 유럽 아이온의 판매량 및 70%의 높은 유료가입 전환율을 감안할 때 2010년에도 41%의 높은 EPS(주당순이익)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규 게임 모멘텀 대신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온'이 한국, 일본, 대만에 이어 미국, 유럽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서 엔씨소프트가 명실공히 글로벌 선도 게임 기업임을 증명했지만 여전히 인색한 시장 평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는 2010년 예상 EPS를 대입하면 PER(주가수익배율) 11.7배에서 거래되고 있어, 미국 게임업종 평균 15.8배나, 일본 게임업종 평균 14.6배, 중국 게임업종 평균 16.2배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