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장 한산한 것은 고사하고 전화주문도 뚝 끊겼습니다"

국내 증권사 영업점들이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증시가 깊은 조정국면에 들어서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숨을 죽이고 짙은 관망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영업점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거래가 있어야 각종 인센티브를 챙길 수 있는 증권사 영업맨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영업점 지점장은 "'증권사 직원들만 매매하고 있는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정도로 거래가 끊긴 상태"라며 "개별 종목에서 손해를 본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해 고객 이탈방지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4분기 기업들의 실적 우려에다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걱정으로 바뀌면서 주식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사상 최악의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월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7월에는 4억6000만주, 5조6000억원이었고 8월에는 5억1000만주, 6조80000억원, 9월에는 4억8000만주, 7조5000억원, 10월에는 3억7000만주, 5조6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코스피시장은 하루 거래대금이 4조원에 못미치는 흐름이 나흘 연속 지속되면서 거래규모가 연중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단기급락 이후 나타나는 거래대금의 급감은 시장의 반등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관망세 확산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 증권사 영업점 직원은 "많은 고객들이 코스피지수 1600∼1700선에서 추가 상승을 노리고 비중을 늘렸다"면서 "1600선 아래에서는 팔지도 사지도 못하고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우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증권사 영업직원은 "객장이 한산한 것은 물론 전화주문도 거의 끊겼다"면서 "연말 인센티브를 기대하는 직원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돼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