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중국과 배타적경제수역(EEZ) 설정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태평양상의 암초에 항만을 건설해 주권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산케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일본 간 외교 분쟁이 예고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본 최남단 태평양상에 있는 수m 크기의 암초인 일본명 오키노도리시마(중국명 충즈다오)에 항만을 건설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해 내년부터 현지 조사와 항만 설계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 암초는 도쿄에서 남남서쪽으로 1700㎞ 떨어져 있는 2개의 산호초로 일본 행정구역상 도쿄도에 소속돼 있다.

중국은 이 암초를 EEZ를 설정할 수 없는 바위로 규정해 지난 8월 대륙붕 확장을 협의하는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에 '사람이 거주하면서 경제적 생활을 할 수 없는 바위'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암초가 섬으로 인정되면 EEZ를 설정할 수 있지만 섬으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EEZ를 설정할 수 없다.

일본이 이 암초에 항만을 건설하기로 한 것은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섬으로 인정받아 EEZ를 확보하는 한편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확실한 주권을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이 암초를 중심으로 EEZ를 설정할 경우 일본 전체 면적(38만㎢)을 웃도는 40만㎢의 EEZ를 확보할 수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