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을 잡지 못하고 오르락 내리락하는 뉴욕증시가 이번 주에도 상당히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 간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탓이다. 미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보는 투자자들은 조만간 기업 실적이 향상될 것이란 기대에서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이 같은 매수세 유입으로 3월 저점 이후 미국 주가가 탄력적인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두 자릿수로 높아진 실업률과 좀체 회복될 기미가 없는 소비 심리로 인해 주식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주가가 오를 때마다 적극적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업자가 증가하면 미국 경제 성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탄력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이와 관련,13일 나오는 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결과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전달에 비해 다소 개선됐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실적을 통해서도 소비 회복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인 월마트를 비롯해 메이시와 JC페니 등 대형 백화점 체인 등이 이번 주 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미 소비자들이 주로 생필품 중심으로 쇼핑을 하면서 대형 할인판매업체들은 실적이 다소 나아졌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백화점들의 실적은 오히려 악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어닝 시즌 막바지 기업 실적 발표도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 톰슨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440여개 S&P 편입 기업 중 80%가 시장 예상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을 갖기 위해선 기업들의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나야 한다. 3분기 기업 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전망에 대한 예측이 엇갈린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관계자들의 발언은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0일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가 애틀랜타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자넷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피닉스에서 경제 전망과 부동산 시장을 주제로 연설한다. 같은 날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도 오스틴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시사하는 연설을 할 계획이다. 옐런 총재는 성장을 꾀하는 통화정책을 주장해온 반면 피셔 총재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선제적으로 통제하는 통화정책을 옹호해왔다. 이들이 한목소리로 경기 부양 차원의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이란 의지를 내비치면 투자 심리가 개선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3일에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가 프랑스 파리에서 크리스티앙 노이에르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와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이번 주에는 경제지표 발표가 별로 많지 않다. 13일 미국의 9월 무역수지와 10월 수출입물가가 각각 발표될 예정이다. 12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청구 건수가 발표된다. 실업수당청구는 최근 감소 추세지만 여전히 50만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