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스포츠카로 돌아온 '키트'…올드팬ㆍ신세대 모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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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리메이크 바람
"예전 주인공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게 아쉽지만,첨단기술로 업그레이드된 자동차 '키트'가 더욱 멋있어졌다. " "말로만 듣던 전설의 시리즈를 보니 흥분된다. "
26년 만에 리메이크된 미국 드라마 '전격Z작전 나이트라이더'(사진)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OCN에서 지난달부터 매주 금요일 밤에 방송 중인 이 드라마는 케이블TV로는 '대박급'인 매회 2%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이 드라마는 미국 NBC방송이 1982년 원작을 선보인 이래 지난해 리메이크작을 내놨고 한국에서는 1985년 첫 방송됐다.
리메이크 버전은 첨단 자동차 '키트'를 비롯한 최신기술로 범인을 추적하는 플롯을 그대로 따랐지만 자동차 성능과 액션을 업그레이드했다. 우선 키트는 과거 폰티악의 '파이어버드'보다 더욱 세련된 포드의 스포츠카 '머스탱 GT'로 바뀌었다. 전 세계 위성을 활용하는 인공지능 컴퓨터로 작동되고 나노 기술을 차용한 특수방탄으로 설계됐다. 때로는 '트랜스포머'처럼 트럭으로 변형되기도 한다. 키트의 파트너인 수사관 마이클 2세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진지한 영웅이 아니라 가벼운 반항아로 그려진다.
'미드' 리메이크버전들이 잇달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전격Z작전 나이트라이더'뿐 아니라 1990년대 화제작 '비버리힐스 아이들'의 리메이크작 '90210'이 방송 중이다. 1970년대를 풍미했던 SF액션 '소머즈'의 리메이크버전 '바이오닉우먼 소머즈'는 지난해 국내에 방송됐고,1980년대 SF 'V'(브이) 리메이크 버전은 내년 중 국내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리메이크버전은 검증된 흥행 시리즈들을 최첨단 기술로 복원해 올드 팬과 신세대 시청자들을 한꺼번에 잡겠다는 전략에서 나왔다. 전작의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소재고갈에 시달리는 방송가의 고민도 반영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웅을 찾는 게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이들은 원작의 얼개를 그대로 차용했지만 캐릭터와 내용 등은 요즘 상황에 맞춰 수정했다. '바이오닉우먼 소머즈'에서 주인공의 수술비는 예전 600만달러에서 5000만달러로 폭등했다. 한쪽 눈과 귀를 '나노머신'으로 대체해 최첨단 바이오닉우먼으로 재탄생시킨 것.'뚜뚜뚜' 하는 효과음과 함께 슬로모션으로 보여주던 예전과 달리 새 소머즈는 건물 사이를 넘나들고 자동차보다 빨리 달린다. 과거 소머즈 역 린제이 와그너가 인형같은 외모의 여성성을 지녔다면 신작 주연인 미쉘 라이언은 남성처럼 강력한 카리스마와 파워를 보여준다.
'90210'은 미국 고교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담은 성장 드라마란 얼개를 그대로 가져왔지만 주인공을 백인 자매에서 흑인과 백인 남녀로 교체했다. 미국 사회에 유색인이 크게 늘어난 현 상황을 투영한 것이다. 여기에 고급 스포츠카와 명품 브랜드 등으로 볼거리를 대폭 늘렸다.
'V'는 지구를 지배하기 위해 침공한 파충류 외계인과 그에 맞서는 지구인들의 대항을 그린 SF액션 드라마.이달 초 미국에서 방송개시한 리메이크 작은 볼거리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리메이크버전의 앞날은 밝지 않다. 한국에서는 인기가 높지만 미국에서는 시청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바이오닉우먼 소머즈''전격Z작년 나이트라이더' 등은 시즌1로 종영됐고 최근 미국에서 방영 중인 리메이크작 '멜로즈플레이스'도 시청률이 저조해 시즌2 제작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