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론 진정성 인정…선진당도 대안 적극 논의해야"
국회 최다선(7선)인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1일 세종시 논란에 대해 "원안대로 행정부처만 옮겨서는 유령도시가 된다"며 "과학비즈니스 도시가 상당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서둘러 대안을 내놓아야 하며 정치권은 과거 새만금 사례에서 보듯이 정략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세종시 원안 추진'이라는 선진당의 당론은 확고하고 나 역시 거기에 사인을 했다"면서 "하지만 중앙부처만 옮겨놓고 시간 지나면 보완된다는 생각은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경우 브라질의 브라질리아처럼 유령도시가 되고 행정 비효율도 피할 수 없다"면서 "선진당도 정부의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논의를 해서 국가와 충청도에 도움이 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조 의원은 "세종시는 처음부터 정략적으로 나온 안이었다"면서 "한나라당도 표를 의식해 찬성한 것으로 대통령은 필요하면 대국민 사과라도 하고 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음 정부로 미루지 않고 선거에 악영향까지 감수하면서 세종시 수정론을 제기한 (여권의)진정성을 인정한다"며 "이왕 (재논의가) 시작된 이상 국가 백년지대계를 보고 타협 없이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 문제를 국민투표에 맡기기보다는 정치권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세종시 수정론에 제동을 건 것과 관련,"역대 이렇게 비토가 강한 비주류는 처음봤다"면서 "국정운영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총선 직후 여당 의원만 불러 만찬정치를 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면서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 여야를 뛰어넘는 만찬정치를 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은 전국의 민심으로 선출되는 최고의 정치인이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리더십을 발휘해 여야 모두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디어법 판결 논란에 대해 "애초부터 헌법재판소에 맡긴 것부터 잘못"이라며 "헌재의 판결이 나온 이상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당이 과반수가 넘는 데다 선진당과의 이념 노선도 같아 헌정 사상 가장 좋은 조건인 데도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민주당에 대해서도 "다수결의 원칙을 인정하지 않고 폭력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다선의 자리에 올랐지만 할 일이 여전히 많다"며 "정치권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목소리를 보탤 것"이라고 열정을 내비쳤다. 국회도서관 의원열람실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그는 요즘도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다.

이준혁/김유미 기자/정은실 인턴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