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적정 코스피지수는 1540선이며 지수가 그 이상으로 움직이는 것은 ‘버블’이라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27일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우리 증시는 지금 세계 각국 정부의 확장정책과 기업들의 깜짝실적 덕에 오버슈팅(단기급등)하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세계 경제는 아직도 불황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현재 세계 증시의 동반 상승은 각국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의도적으로 유동성을 과잉공급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민간 소비가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더블딥’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의 자산 가치를 늘려야 하고,부동산은 시중에 과잉 공급된 상태라 위험부담이 커 시중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그는 “미국이 달러가치를 안정시키며 저금리를 유지하는 정책을 쓰고 있는데 중국 일본 호주 등이 독자 노선을 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달러 하락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2차 불황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기업들의 깜짝실적 역시 소비가 저조한 상황에서 일시적인 비용절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그는 “2004~2007년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을 때 기업들은 제품가격을 인상했다가 금융위기로 원자재 가격이 급락했을 때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에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김 센터장은 마케팅과 연구개발 투자를 줄인 것도 실적 개선의 원인으로 꼽았다.

김 센터장은 올해 국내 증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외국인들도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줄일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그는 “우리 수출기업들은 올해 낮은 원·달러 환율 덕에 생산시설을 거의 완전히 가동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외국인들은 가동률이 더 올라갈 여지가 적은 우리나라보다는 유휴설비가 많은 대만 쪽을 더 매력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