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우수 코스닥 기업 발굴을 위해 만든 '히든 챔피언'의 기업 선정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거래소는 27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코스닥 기업 55개사를 선정해 발표했다. 카지노용 모니터 분야 세계 1위인 코텍을 비롯해 1위 기업 33개,2위 13곳,3위 9개사다. 거래소는 이 가운데 32곳을 '히든 챔피언'으로 선정했으며 이 중 22곳이 내달 개최될 'KRX 상장기업 IR 엑스포'의 '히든 챔피언 전용관'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 선정 과정을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설문조사에만 의존한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거래소가 검증 없이 업체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그대로 담아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당 분야 매출이 미미하거나 아예 제로(0)인 기업까지 목록에 올랐다. 체성분분석기 세계시장 1위로 선정된 지앤알의 경우 지난해 태양광 회사와 합병한 후 올 상반기 관련 매출이 전무하고 인터넷 전화기시장 1위로 꼽힌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상반기 해당 매출이 1250만원에 불과하다.

선정 기준도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진단시약 업체인 에스디,주름살 개선제 전문기업인 메디톡스 등은 주요 제품으로 고유명사인 회사의 상품명이 기재될 정도로 시장 범위가 좁았던 반면 주성엔지니어링의 반도체 장치,오로라월드의 캐릭터 완구 등은 범위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1~2%에 불과한 온라인 게임용 보안소프트웨어로 이름을 올리고 관이음쇠(피팅) 시장에서 태광과 각축을 벌이고 있는 성광벤드가 아예 목록에서 빠진 점 등도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절삭기 제조업체인 와이지-원과 레이저 마커 전문기업 이오테크닉스,완구제조업체 오로라월드 등은 올 상반기에 적자였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