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려준 직장은 세계 금융위기도 빗나간다.'

금융위원회 산하 일부 공기업들이 경제위기로 이익 규모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인건비와 성과급을 크게 늘리는 등 '돈 잔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한구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은행의 순이익은 3503억원으로 2005년 대비 85.5% 급감했지만 같은기간 성과급 지급액은 55.6%, 인건비는 14.3% 증가했다.

기업은행도 작년 순이익이 7670억원으로 2005년 대비 1.5% 감소했지만, 성과급 지급 규모는 65.3%, 인건비는 24.1% 늘었다.

산업은행은 연봉 1억원 이상 직원 수가 501명으로 전체 정규직 직원의 21.6%를 차지했다.

이한구 의원은 "법정기준 초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청원경찰과 운전기사의 정규직원 채용, 월차휴가 폐지 보전금, 의무사용 연차휴가 보상금 등 산업은행의 주요 예산낭비 누계액이 571억3000만원에 달함을 지적하고 시정을 촉구했으나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대출금 횡령과 공과금 유용 등 임직원들의 불법행위가 급증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기업은행 임직원 사고금액은 2005년 9300만원에서 2008년 17억3700만원으로 29배 급증했다.
이에 따른 손실금액도 2005년 9200만원에서 작년 15억9800만원으로 27배 늘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1억원 이상 억대연봉자가 252명으로 전체 직원의 35.4%에 달하고 접대비를 한도 이상으로 사용한 점이 지적사항으로 꼽혔다.

이 의원은 "매년 금융위 산하 금융기관들은 '신의 직장, 돈 잔치' 등 방만 경영 형태를 지적받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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