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호 국회의원이 MC 겸 개그맨 김구라씨를 지목해 방송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 눈길을 끌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진 의원(한나라당)은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진 의원은 방통심의위 이진강 위원장에 대한 질의에서 "가장 막말을 많이 하는 연예인이 누군지 아느냐"며 자료 화면으로 김구라가 출연한 KBS 2TV '스타골든벨'을 상영했다.

진 의원이 제시한 자료화면에서는 김구라의 "이런 ×같은 경우" "이런 개××야" 등의 발언이 여과없이 공개됐다.

진성호 의원은 "이 장면은 성인 대상 케이블 심야프로그램이 아니라 청소년 시간대에 방송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막말하는 연예인의 출연 제한을 하지 않을 경우 방송사는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며 "KBS 이병순 사장은 개그맨 출연에는 개입하지 않느냐? KBS는 아름다운 한국말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방송사인데 욕설한 연예인은 출연에서 빼라"고 강조했다.

또 진성호 의원은 지난 6월 방통심의위가 발표한 지상파 3사 심야 오락프로그램의 막말 방송 위반 내역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프로그램 1회당 평균 김구라 42.3회, 윤종신 32.8회, 최양락 21.5회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진 의원의 이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진보성향의 '논객' 진중권 전 중앙대 전임교수는 자신의 블로그(http://blog.daum.net/miraculix/)에 '한나라당, 저런 분 좀 빼라'는 포스트를 게재해 즉각 반박에 나섰다.

진 전 교수는 "이제 국민이 방안에서 보는 오락 프로그램에 누가 나오느냐조차도 여당의원이 좌지우지하는 세상이 되었나"라며 "오락 프로그램에 누가 나올지는 시청자가 결정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구라 빼고 누구를 넣을까요? 차라리 진성호 의원이 한번 직접 출연하셔서 시청자들의 심판을 받아보는 건 어떨까요?"라며 "그 방송은 공개 생방송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아마 생방송 사상 최초로 출연자의 머리 위로 돌세례가 퍼부어지는 장면을 볼 수 있겠지요"라고 조롱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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