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동섭(22 · 토마토저축은행)이 최근 제주에서 열린 KPGA 투어 조니워커 블루라벨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뒤 감격에 겨워 주먹을 불끈 쥐고 "와!"하고 외쳤다. 곧이어 동료 선수들이 그린에서 샴페인 흑맥주 등을 뿌렸다. 그 중에 특이한 게 토마토주스다. 그의 소속사가 토마토저축은행이어서 토마토 음료를 준비한 것.

프로 골프대회에서 우승 세리머니가 다양해지고 있다. KLPGA투어 대회에서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우승자에게 샴페인을 뿌려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맥주를 뿌리는 전통이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큰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서희경(23)이 맥주회사인 하이트 소속이기 때문이다. 서희경은 지난해 하반기에'하이원컵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6승을 거뒀고 올해도 2승을 기록했다. 서희경이 우승을 할 때마다 1.5ℓ짜리 맥주 페트병이나 캔맥주를 동료 선수들이 들고 나와 흩뿌린 게 자연스러운 세리머니 문화가 됐다. 어떤 선수는 맥주 뿌리는 방법을 몰라서 자신이 뒤집어쓰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 세리머니를 준비하는 선수들이 몰래 한 모금씩 마시고 나가서 우승자에게 뿌린다"며 "서로 축하해주고 기뻐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물론 여름철에는 물을 뿌려 청량감을 더한다. 홍진주(26 · SK에너지)가 우승했을 때 친구들이 골프장 러프의 풀을 뽑아서 던지기도 했다.

우승자를 물에 빠뜨리는 세리머니도 있었다. 강수연(33 · 하이트) 박희영(22 · 하나금융) 신지애(21 · 미래에셋) 등이 휘닉스파크 대회 때 물에 빠졌다. 제주도 로드랜드에서 열렸던 로드랜드컵여자오픈 대회에서는 우승자가 빠진 물이 깊어 큰일이 날 뻔했으나 다행히 누군가가 줄을 던져줬던 웃지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